어린이 놀이터가 된 문화재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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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놀이터가 된 문화재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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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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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리민속마을




충남 아산시의 외암리민속마을은 2000년도에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된 전형적인 우리네 민속 마을이다. 마을은 설화산(雪華山)을 주봉으로 하여 동서로 길게 활시위처럼 휘돌아나가고, 서쪽이 낮고 동쪽이 높은 지형 조건으로 주택은 거의 서남향 또는 남향이다.



마을 곳곳에는 냇물이 흐르며, 날씨가 온화하여 일찍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 특히 조선 명종 때 장사랑(將仕郞)을 지낸 이정(李挺) 일가가 낙향하여 정착하면서 예안이씨(禮安李氏)의 후손들이 번창하고 인재가 배출되는 등 반촌(班村)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외암’이라는 지명은 이정의 6대손이며 조선 숙종 때 학자인 이간(李柬:1677~1727)이 설화산의 우뚝 솟은 형상을 따서 호를 외암(巍巖)이라 지었다는데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 외암리민속마을 돌담길



외암마을 곳곳에는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레방아, 디딜방아, 연자방아 등이 보존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이정렬(李貞烈)이 고종에게 하사받아 지은 아산 외암리 참판댁(중요민속자료 195)을 비롯해 영암댁, 송화댁, 외암종가댁, 참봉댁 등의 반가와 그 주변의 초가집들이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 있다. 이 가옥들은 전통가옥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는데, 특히 영암댁은 회화나무와 수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과 추사 김정희의 글씨 등 문화유산들이 많이 보존되어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은 인근 공주나, 부여, 특히 서울과 가까워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조막손의 아이들이 민속마을을 둘러보고 옛 조상들의 삶을 느끼는 탐방 코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취재진이 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마을 정비 사업으로 윤수봉 가옥의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공사장 주변에서 흙을 만지고, 못이 박힌 채로 넘어져있는 목재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큰데도 공사현장에는 현장대리인은 물론 공사 관련 인원이 한명도 없었다.







▲ 안전장치 없이 방치된 외암마을 공사현장



아산시 문화예술과 공무원은 목재수급을 위하여 잠시 공사를 정지한 상태라고 답했으나, 관광객이 지나다니는 동선임에도 불구하고 차단막 하나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철재와 장비들이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취재진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는 불분명한 대답 이외에는 안전장치 마련에 관한 어떠한 구체적인 확답도 듣지 못하였다.







▲ 안전장치 없이 방치된 외암마을 공사현장



인터뷰 도중에도 유치원에서 단체로 방문한 듯한 어린이들이 공사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시의 안전불감증이 언제 아이들의 대형사고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때그때 적당히 취하는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관광객, 특히 어린이 단체 방문이 많은 민속 마을의 특성을 반영하여 문화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필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안전장치 없이 방치된 외암마을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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