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으로 돌아온 조선시대 두 관리의 묘지석
상태바
고국으로 돌아온 조선시대 두 관리의 묘지석
  • 이경일
  • 승인 2022.09.28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 이하 재단)와 함께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기증한 <백자청화김경온묘지(白磁靑畵金景溫墓誌)><백자철화이성립묘지(白磁鐵畵李成立墓誌)>928일 오전 11시 한국국학진흥원(경상북도 안동)에서 공개하고 기증·기탁식을 진행한다.

 

묘지(墓誌)는 고인의 생애와 성품, 가족관계 등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는 돌이나 도판(陶板)으로, 개인뿐 아니라 시대사 연구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유물이며, 이번에 기증한 두 점의 묘지는 각각 백자청화와 백자철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백자청화김경온묘지>1755년 제작된 단사(丹沙) 김경온(金景溫, 1692-1734)의 묘지이다. 김경온의 본관은 경북 의성(義城)이며, 조부는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고() 김성구이다. 김경온 역시 영조2(1726)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하여 건원릉 참봉(參奉)으로 임용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고향인 예안으로 돌아와 후학 양성에 전념한 인물이다.

 

김경온 묘지는 다섯 장의 구성이 완전하게 남아 있는데, 희고 부드러운 백토로 만든 판 위에 청화 안료를 이용하여 정자로 바르게 쓴 해서체로 정갈하게 묘지문이 작성되어 있다. 특히 분원(分院)에서 청화백자묘지를 사적으로 구워 만들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도 매우 높다.

환수 묘지석 자료 사진(사진=문화재청)
환수 묘지석 자료 사진(사진=문화재청)

 

<백자철화이성립묘지>는 조선시대 무관으로 활동하였던 이성립(李成立, 1595-1662)의 묘지이다. 묘지에 따르면 이성립의 본관은 경주(慶州)이며 장지는 평안도 철산(鐵山)으로, 현재의 북한 지역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타 묘지에 비해 내용은 간결한 편이나, 17세기 후반 조선 변방 지역 무관들의 혼맥과 장례 등의 생활사를 살피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음각과 철화 기법이 사용되었으며, 묘지가 분리되지 않게 두 장을 마주 포개어 묶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뚫려있는 점 등 제작 방식에서 희귀성과 특수성을 보여 가치가 높다.

 

두 묘지 모두 정확한 반출 시점은 알 수 없었으나 최근 일본의 문화재 유통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을 소장자가 발견하면서 당연히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유물로 생각한다떠한 보상이나 조건 없이 기증의사를 밝히면서 기증절차가 시작될 수 있었다.

 

이번에 돌아온 묘지는 향후 기록문화유산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홍섭)에 기탁되어 조선시대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의 하나로서 관리 및 활용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앞으로도 국외에 있는 중요 한국문화재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환수하여 보호 및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