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간직한 천년고찰 환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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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간직한 천년고찰 환성사
  • 관리자
  • 승인 2010.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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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 환성사


경북 경산시 하양읍 팔공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환성사(環城寺)는 신라 흥덕왕 10년에 헌덕왕의 아들인 심지왕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고찰로, 그 이름처럼 산자락이 사찰을 성처럼 둘러싸고 있다.



고려 말에 발생한 화재 때문에 사찰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인조 13년(1635년)에 신감대사가 중수하고 광무 1년(1897년)에 선월대사가 다시 고쳐 세운 후 1973년에 해체 보수가 이루어지는 등 몇 차례 불사를 거듭하여, 현재는 보물 562호 대웅전을 비롯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84호 심검당(尋劍堂), 수월관(水月觀), 명부전(冥府殿), 일주문 등이 복원되어 있다.






▲ 보물 562호 환성사 대웅전


예로부터 팔공산은 산세가 세 부처의 모습과 닮았다하여 신성시 되어 온 터라 뛰어난 불전(佛殿)문화재가 많이 전해져오는데, 그 중에서도 백흥암 극락전, 거조암 영산전, 동화사 대웅전 그리고 환성사 대웅전이 손에 꼽힌다. 보물 562호 환성사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4칸의 규모로 팔작지붕에 다포양식의 건물이며, 건축물 내부에는 독특한 양식의 불단과 경상북도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간직한 아름다운 단청이 남아있다.










▲ 대웅전 단청

전통 건축 전문가인 장석하 교수(경일대학교 건축학부)는 “환성사 대웅전의 단청은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지역 특유의 단청으로 차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면서, "자세히 보면 단청 하나하나 모두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예술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특히 환성사 대웅전의 불단은 통판으로 된 위에 투각이 들어가 있어 굉장히 귀중하고 독특한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환성사 대웅전 내부에 있는 단청은 경상북도를 대표할만한 아름다운 단청입니다. 그런데 단청의 일부분은 후대에 비슷하게 칠해놓은 덧칠 때문에 오히려 더 보기 안 좋아졌습니다. 외부에 덧칠한 단청도 그렇고요. 잘 복원해서 제대로 된 단청을 해놓아야 합니다.”


또한 장석하 교수는 지금은 덧칠 때문에 안보이지만 대웅전 포벽 안쪽을 적외선 촬영하면 옛날 벽화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 대웅전 불단에 대해 설명하는 장석하 교수


문틀을 사선으로 자른 방식과 문틀 중간에 선대가 있는 모습도 대웅전이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지닌 건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 선대의 유무에 따라 건축의 연대가 임진왜란 전후인지 아니면 더 후대로 내려가는지 판단이 가능하다.






▲ 대웅전 문틀



대웅전의 불상 오른쪽 천정에는 용 모양의 종이 달려있는데, 이 종의 용도는 서양의 파이프 오르간과 비슷하다. 종에 줄을 달아 예불할 때 당기면 위에서 신비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점차 그 기능을 상실해 스님들조차도 용도를 아는 이가 드물다 한다. 고찰에 가면 간혹 이 종을 볼 수 있는데 그나마도 종은 사라지고 용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환성사 대웅전에는 한두 개의 종이 빠져있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하게 그 모습이 남아있다.





▲ 용 모양의 종



대웅전 옆에 위치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84호 심검당은 정면 3칸, 측면 3칸에 맞배지붕으로 지어졌으며, 건축 기법으로 볼 때 조선 중기 이전의 건물로 추정된다.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84호 심검당



대웅전 맞은편의 수월관을 지나면 용연이라는 커다란 연못이 펼쳐지는데 이 연못에는 고려 말 발생한 환성사 화재와 관련된 설화가 있다. 환성사에는 예부터 연못을 메우면 절이 쇠한다는 예언이 있었다. 나날이 번창해가던 어느 날, 게으른 주지가 손님이 많은 것을 귀찮게 여겨 연못에 흙을 부어버리자 물속에서 금송아지 한 마리가 나타나 슬피 울면서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또 연못을 완전히 메우니 갑자기 절에 불이 나 대웅전과 수월관만 남기고 모두 태워버렸다는 것이다.






▲ 환성사 용연(龍淵)


연못을 메웠던 탓인지 환성사는 유서 깊은 고찰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모습이다. 설화 속의 연못은 이미 복원되었지만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드문드문 남아있는 건축물은 하나둘 허물어져가고 있다. 하루 빨리 옛 가람을 복원해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그 옛날의 모습을 되찾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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