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다듬질로 돌에 혼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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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다듬질로 돌에 혼을 넣는다
  • 관리자
  • 승인 2010.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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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얼굴 석굴암 부처님의 미소, 수 천 년 자리를 지켜온 탑, 옛 영화를 간직한 왕릉을 지키는 석물들, 전쟁의 기억을 간직한 성벽, 전통 건축물을 기초를 받치고 있는 기단, 우리 어머니의 손때가 묻어있는 절구통까지... 이러한 전통 유산의 특징이 바로 돌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돌은 그 재료의 특성상 수 천 년의 세월에도 그 전통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또한 돌은 우리의 주변에 널려 있다고 생각되는 재료이다. 하지만 굴러다니는 돌덩이도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다른 생명을 지니게된다. 숭배의 대상인 부처의 조각이 될 수도 있고, 외침을 막는 성벽이 될 수도 있으며, 개울가의 석축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돌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장인이 석공이다.





▲ 윤만걸 장인


한국 문화재의 보고 경주, 그곳에 40여 년 돌과 함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전통 석공이 있다. 돌은 장인의 손이 많이간 작품이라야 깊이가 생긴다고 얘기하는 윤만걸 장인을 만나 돌이 가지고 있는 전통에 대해 들었다.

Q : 전통 석공이 하는 일은?

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공예품부터 예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불상이라든지 폭이 넓은데 그 중간에는 아주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개울의 축을 쌓는 돌이라든지 아니면 성을 쌓을 수 있는 재료로 쓰일 수도 있고, 또 집을 짓는데 주춧돌로 쓰일 수도 있고 기단도 될 수 있고... 돌이 사용이 안되는 곳이 없다고 봐야됩니다. 우리가 생활할 수 있는 전반적인 모든 곳에는 돌이 사용되어 진다고 봐야 됩니다. 보통 보면은 건축용 석재, 조각용 석재, 토목용 석재 이렇게 나누어집니다.





▲ 윤만걸 장인


Q : 전통 석공사과 현대 석공사의 차이점은?

큰절이나 큰집을 지을 때 석축을 쌓지 않습니까. 우리의 전통 석축은 큰 돌과 작은 돌을 섞어서 쌓올려서 어울어지고 집중 하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구조물을 형성하는데... 이걸 너무 맞추다보니까 모자이크 형식으로 요즘 이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상당히 이질감을 주어서 전통집에 현대의 구조물을 섞어 놓으니까 하나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 조각분야를 보면은 도구들이 좋아지니까 목조 기법을 바로 석조에 옮겨가지고 돌을 나무같이 깍아 놓습니다. 목조조각은 주로 내부에 사용되는 것들이고 석조조각은 주로 외부에 사용되는 것들인데... 요즘 보면 보통 일반사람들이 날렵하고 섬세하면 "야 조각이 좋다"하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늘 자라오면서 주변에 봐서 돌의 이미지를 입력해놓았거든요. 그런 것을 보다 요즘의 조각을 보면 새로운 것 같지만 적응이 잘 안되는 거에요. 좀 무딘 것 같아도 전통의 방식으로 이어가면은 그것이 더 정감있고, 무게감있고, 또 오래갈 수 있고...





▲ 윤만걸 장인


Q : 전통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저희가 남산에서 탑을 보수하게 된다 그러면 산속에서 돌을 체취해야 되거든요. 체취를 하려면 요즘에는 공방에서는 기계를 가지고 절삭하면 되는데 산에서는 그러지 못하거든요. 그려면서 옛날 전통방식으로 옛날 어른들이 했던 방식으로 활석을 해야합니다. 거기서는 또 전동기구가 없으니까 손으로 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전승을 해야 합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하시겠지만 우리는 특히 탑쪽 복원을 많이 하다보니까 우리 직원들을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돌의 경우를 보면 1차 가공은 기계로 했으면 하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옛날 방식대로 활석을 하다 잘못 깨지면 소용없는 돌이 되니까, 그렇게 되면 아깝져... 1차 제단은 기계로 하고, 2차까지도 기계를 활용할 수 있지만, 3차 가공 즉 마무리는 요즘 현대 기계로 하는 것하고 손으로 하는 것하고는 질감이 다르거든요. 그것만큼은 예전의 방식으로 하고 전승도 그것 정도는 전승시켜야 된다고 저는 늘 주장합니다.

Q : 문화재 복원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우리가 산에 가서 폐탑을 복원하면서 보면, "야 옛날의 어른들이 어떻게 이걸 생각해서 이렇게 했을까" 이렇게 놀라운 일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그런 것을 봤을 때는 옛날 어른들의 지혜랄까 공학이 지금 우리보다는 한수 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죠.





▲ 윤만걸 장인


Q : 40여년 동안 돌일을 하셨는데 돌이란 어떤 것이라 생각되나요?

사람도 시련이 많고, 많이 고생한 사람이 크게 성공하고 황혼이 좋다고 하는데, 돌도 손이 많이 간 작품이라야 혼이담기고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은 현대 기계가 나와서 쉽게 문지르고 갈고 하니까 속도는 빠르고, 날렵하고, 모양은 좋은 것 같은데 깊은 맛이 없거든요. 석굴암 부처님도 기계로 똑같이 찍어나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도 대비해보면 무엇인가 다르거든요. 장인이 다듬질을 하면서 자기의 혼을 넣는 것이거든요. 다듬질이 많이간 돌이 생명력이 있고 멋이 잇습니다.
그리고 돌을 보면 돌이 사람이랑 똑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도 어떤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그사람의 인생이 좌우되지 않습니까. 길바닥에 버려진 돌도 우리같은 석공을 만나면 절집의 한 모퉁이나 문화재 복원에 사용되는 귀한 돌이 되고, 또 조각가를 만나면 예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되고, 일반 개울에 석축을 짜는 사람을 만나면 개울 밑에 들어가는 돌들이 되고... 그래서 평소 "사람을 대하는 거나 돌을 대하는 거나 같은거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전통 석공 기능 전수자들


Q : 전통 석공의 기능이 전수되기 위한 방안은?

지금 돌일을 해서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기능을 가지고 성공하신 분은 몇 없습니다. 사업쪽으로 큰 건축이나 절삭공장, 석산 이런 것을 가지고 부를 축적하신 분들은 있어도 기능을 가지고 순수하게 자기가 작품을 해서 돈을 번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게 너무 어려운 현실입니다. 실제 기능을 가지고 내가 어른들이 한 기능을 그대로 답습을 해서 그대로 후배들한테 전승을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전통 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대우만 받을 수 있으면 전승을 얼마든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젊은 친구들도 있지만은 제가 어디가서 대우를 못받으니까... 자기들은 딱보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열심히 하다고도 가끔 회의를 느끼게 되는거죠. 저 분이 저랬는데 우리 때가서는 어떤 분위기가 형성이 될까 고민들을 많이 합니다. 제 생각에는 경주 지역같은 데는 문화재보수단을 따로 만들어서 생활안정적인 면을 보장만해준다면 전승은 해나갈 수 있죠. 그런데 지금은 그게 불안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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