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세계문화유산-참파삭·왓푸]
상태바
[라오스 세계문화유산-참파삭·왓푸]
  • 관리자
  • 승인 2010.09.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따가운 햇살에 눈이 부셔 눈을 뜨자 어느새 차양 가득 햇빛이었다. 서둘러 일어나 대충 짐 정리를 하고는 출발을 위해 부산을 떨어야 했다. 근 15시간을 달려온 터라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아침은 인도 고유의 음식인 카레였다. 생각보다는 인도카레 특유의 강한향이 나지 않아 맛있었다. 시내를 벗어나자 길 양옆으로는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획획 지나갔다. 무척 생동감있는 모습들이었다.






▲ 사바나켓


"팍세” 라오스의 제2의 도시이다. 도시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마치 미리 빗질해놓은 듯 도시가 단정했다. 우중충한 기운이 하나도 없이 맑은 하늘로 뭉게구름이 가득했다. “팍세”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람들, 그리고 비교적 단정한 도시, 아름드리 가로수, 그 길을 가로질러 왓푸로 향했다.


참파삭 주는 캄보디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메콩강 주변에서 문명을 일으킨 크메르 시대의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알려진 참파삭 주의 왓푸는 메콩강을 타고 흐르는 중국 문명이 베트남 문명과 만나는 메콩델타, 인근의 인도 문명과 합쳐져 탄생된 신화의 장소이다. 푸카오(pukao) 산 정상부터 시작된 크메르 시대의 대표적 유산인 것이다. 원래는 힌두 사원이었으나, 15세기 경 시암 족이 불교를 전파하면서 불교사원으로 탈바꿈하였다.


드디어 차를타고 비포장도로와 포장도로 사이를 흔들거리다가 선착장에 닿았다. 몇 군대의 허름한 상점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주로 간식거리와 음료수 같은 것들이었다. 관광객들은 인근의 태국에서 많이 온다고 했다. 태국에서 온 관광객과 잠시 어설픈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가끔 한국 사람들이 오긴 하지만 그 수가 적다고 연신 아이들은 옥수수 말린 것을 팔기 위해 기웃거렸다.




드넓은 강, 메콩강, 이 강을 건너기 위해 준비된 배는 너무도 허름한 목선이었다. 물론 구조장비나 배를 통제하는 경찰이나 관리인도 없었다. 그래도 제법 그 구실을 잘하는지 목선으로 수 십 대의 차량이 드나들고 있었다. 붉은 빛깔 메콩강은 마치 바다와 같았다. 10여분을 비틀비틀 거리며 드디어 왓푸 들어가는 초입에 배가 닿았다.







▲ 메콩강



움푹 패여 길이 험한 마을길을 20여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왓푸 입구, 우선 잘 정돈된 왓푸의 정갈함과 고색창연한 왓푸의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더군다나 왓푸 유적지 안에 일본이 지어주었다는 박물관에서 도저히 고대 유물이라 볼 수 없는 정교한 유물들이 가득했다.


왓푸의 두 개의 건축물은 한창 학술조사 용역이 진행되고 있었다. 왼편으로는 인도, 오른 편으로 이태리가 그 용역을 맡아서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군데군데 일본의 흔적도 보이지만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의 흔적은 없었다.


아세아의 문화재는 우리의 문화재도 되는 것이다. 외세의 잦은 침략과 우리와 동반의 역사를 같이한 라오스 문화유산 복원사업에 우리의 기술력과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장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문화유산 기술이 결국 우물 안의 개구리 밖에 되질 않는가 하는 자책이 앞섰다.


문화유산을 통한 현실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아세아의 일원으로 아세아를 리드하는 국가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도저히 보여줄 수 없다는 박물관장을 설득해서 유물의 보전처리 과정을 살펴보기로 했다. 감히 수장고라고 말하기도 어줍잖지 않은 수장고 내부에서는 간단한 세척작업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유물에 대한 정확한 현상을 파악해서 과학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보전처리 과정은 간단한 유물수집 작업에 그치고 있었다.


꼭 필요한 보전처리, 박물관장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보전처리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없느냐는 반문을 하였다. 확답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관계로 즉답을 피했으나, 라오스의 문화유산 복원작업에 우리의 기술력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만큼은 알게되었다.


긴 시간을 달려왔지만 되돌아갈 길은 더 멀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무엇이 부족한지 그곳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문화유산의 세계화에 대한 노력이 피곤을 더욱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