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대 역사박물관
상태바
서울 거대 역사박물관
  • 관리자
  • 승인 2010.10.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문화축제 행사


지난 10월 21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이루어진 개막축하공연 「오박사의 재미있는 클래식」을 시작으로 새문길 문화축제가 시작되었다. 엄밀히 따지면 역사박물관에서 매달 이루어지는 행사지만, 새문길 문화축제도 알리고, 음악회도 홍보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바로 22일 저녁에 이루어진 「뮤지컬 갈라쇼 “노틀담의 꼽추” 피버(fever)」다. 음악이 흐르는 박물관의 밤이라는 타이틀로 벌써 67회를 맞이하고 있는 이 행사도 매달 역사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큰 행사 중에 하나이다. 서울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 도심의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하겠다는 역사박물관의 취지와 이번 새문길 문화축제의 모티브가 잘 맞아 떨어져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양자가 윈윈(Win Win)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거기에 덧붙여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타악밴드 “라커퍼션”의 공연은 이번 축제를 알리는 데 큰 효과를 보여주었다.


그 덕에 22일 처음 시작된 박물관 투어의 참여객들은 처음 관계자와 사전 통화 시 “평일인데다 첫날이다 보니 신청자가 적다.”라는 우려와 달리 사전 신청자가 급작스럽게 많아져 주말만큼이나 많은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새문길 박물관 투어는 27일까지 이루어지는 데, 특히 하루 동안 두 개의 박물관 투어 프로그램이 짜여 있어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대부분 이런 투어프로그램은 선택의 여지없이 시간만 맞으면 미리 짜여진 투어프로그램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날짜와 장소까지 관람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22일 박물관 투어를 참여한 취재진은 첫 번째 박물관 탐방길(서울역사박물관, 갤러리 정, 농업 박물관)을 선택하여 투어에 참여 했다.






▲ 축제 팜플릿


모든 투어객에게 스템프를 찍을 수 있는 새문길 팜플릿과 새문길 박문관길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입체 카드, 그리고 투어객이 선택한 투어 박물관 간단 설명글을 전해주어 새문길을 잘 모르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하는 데 큰 몫을 했다. 그 때문인지 투어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반응은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마치 해외여행을 온 관람객들처럼 가이드의 설명에 몰두하고, 기념이 될 만한 사진을 찍는 등 매사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취재진 또한 그 속에 끼어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데 굉장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가이드가 전문역사 가이드가 아닌 예술전문작가를 초빙하여 가이드를 놓은 것이 이번 투어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주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저 둘러보는 것만으로 끝날 수 있는 박물관 투어에서 박물관 건축 자체의 역사적 가치와 그 속에 간직하고 있는 역사사까지 알려주는 등 커다란 새문길 박물관을 제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관계자가 처음 취재진에게 밝힌 “새문길의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도 함께 알리기 위해서다.”라는 그들의 이번 축제 목적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다.






▲ 갤러리 정


특히 각 박물관 내에 또 다른 관련 전문가가 자리를 하고 있어 관람객으로 하여금 단 하나의 지식도 그냥 스쳐지나가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중 취재진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은 갤러리 정에서 자신의 작품을 열성적으로 설명하시던 김상용 선생님. 대부분의 미술관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취재진도 미술관을 자주 찾았지만 작품을 그린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있다 하더라도 마치 특별한 이벤트처럼 어쩌다 한 번 접할 수 있으니, 대부분 작품이 설명을 대변하는 것은 팜플릿이나 관내 관계자 뿐. 그것이 나로하여금 큰 이해도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다못해 작품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제대로 느껴지지 않으니 그저 둘러보는 게 다인 미술관이었다. 하지만 이번 투어에서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니 이해도도 높았고, 괜스레 퍼져나가는 뿌듯함은 어쩌지 못했다.


하지만 거리를 활보하는 차들은 나의 기분을 조금 망쳤는지도 모른다.






▲ 차가 다니는 투어길


이번 박물관 투어는 서울시가 아닌 새문길 내에 있는 박물관과 문화기관이 함께 연계하여 준비한 축제이다. 그러다보니 흔히 축제에서 이루어지는 차량통제나 각 기관의 관람시간 연장 등의 기본적인 문제들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날 관람을 함께한 A씨는 “좋은 프로그램을 구성하고도 서울시에서 제대로 된 협조가 없어 문제가 크다.”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 새문길 지도


길 곳곳에 역사적 터가 많이 남아 있는 곳, 역사의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한 대 조화를 이룬 곳, 근대와 현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새문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광화문 거리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 반면 새문길은 아직도 위치가 어디에 있고, 이곳에 어떤 역사적 가치가 있는지 아는 이들이 없다. 광화문거리와 비교체험을 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극과 극을 달리는 서울의 중심가다.


G20 D-17. 꽤나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실지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다. 벌써부터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의 문화유적지를 찾아보고, 우리나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으니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때문에 우리는 국가가 외치는 외교사절단 임무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함이 맞다. 하지만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 축제라고 내버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얼마나 외교사절의 일을 열심히 할지 궁금하다. 현재 우리나라 축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국가가 관여하는 축제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축제를 하는 목적은 대부분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함이고, 국가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 없다 생각한다. 모든 축제를 국가가 관여하는 것은 힘든 일이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국민이 즐거운 축제를 즐기기 위해 국가가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정말 작은 부분에 있어서 국가적 도움을 준다면 우리의 외교사절단은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생기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축제는 몰라서 못가는 경우가 많지 다른 해외 축제보다 별로라서 안 가는 경우는 없다. 부디 국가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축제적 가치를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