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충남지역 국가지정 문화재 보유사찰 답사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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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충남지역 국가지정 문화재 보유사찰 답사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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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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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에 위치한 마곡사(麻谷寺)에서 4일째 답사일정이 시작되었다. 마곡사는 640년(백제 무왕 41)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고려 명종 때인 1172년 보조국사 지눌이 중수하고 각순 대사가 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장율사가 창건할 당시에는 30여 칸에 이르는 대사찰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대부분 불 타 없어지고 현재는 대웅보전(大雄寶殿;보물 제801호)을 비롯한 대광보전(大光寶殿;보물 제802호), 영산전(靈山殿;보물 제800호), 사천왕문(四天王門), 해탈문(解脫門) 등의 전각들이 가람을 이루고 있다. 마곡사는 보물 7점,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6점,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5점 등 총 18점의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마곡사는 경내를 가로지르는 마곡천을 중심으로 영산전을 중심으로 한 수행영역(남쪽)과 대광보전 및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한 교화영역(북쪽)으로 나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영산전은 현재 남아있는 마곡사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수행가람의 중심이 되는 건물이다. 본래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을 주불로 나한상(羅漢像)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나, 마곡사는 칠불(七佛)을 중심으로 천불(千佛)을 모시고 있다. 그래서 천불전이라 불리기도 한다.






▲ 사진 1. 영산전 편액



마곡사 영산전은 세조와 김시습에 얽힌 이야기로 유명하다.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마곡사에 은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세조는 그를 만나기 위해 이곳으로 행차하였으나 김시습이 세조가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마곡사를 떠났고, 이 소식을 들은 세조는 ‘김시습이 나를 버리고 떠났으니 연을 타고 갈 수 없다’ 하여 소를 타고 돌아갔다. 떠나면서 마곡사에 흔적을 남겼는데, 그것이 바로 영산전의 편액과 세조가 올 때 타고 온 세조대왕연(世祖大王輦)으로 세조의 연은 현재 대광보전에 보관중이다.


영산전은 기둥과 벽체가 많이 벌어져 있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커 빠른 시일 안에 보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 사진 2. 대광보전



대광보전은 마곡사의 중심 법당으로 1813년(순조 13) 중창되었다. 이전에 있었던 건물의 명칭이나 건립 연대는 정확하게 전해내려 오지 않지만 소실된 후 중건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마곡사 대광보전은 불상 배치와 목구조 구성 기법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불상이 일반적으로 건물 안쪽 후불벽을 배경으로 배치되는 것과 달리 건물 안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도록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기둥 역시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목을 그대로 사용한 목구조 구성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대광보전의 단청을 정비하기 위한 예산과 실측조사를 위한 예산안이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각 부재의 결구가 어긋난 부분들이 육안으로도 확인되고 있어 이에 앞서 구조적 안전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 사진 3. 대웅보전



대웅보전은 대광보전 바로 뒤에 세워진 조선중기에 건립된 마곡사의 법당이다. 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통층 구조로 되어 있다. 처음에는 대장전(大藏殿)으로 지었다는 기록이 나타나며 그 후 언제 대웅보전으로 바뀌었는지는 확실하지 않고, 다만 대광보전을 중건한 1813년경으로 추측하고 있다.

외부는 일부 변형되었으나 내부는 거의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전형적인 조선후기 2층 불전의 특징을 갖춘 대표적인 건물로 건축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대웅보전 역시 대광보전과 마찬가지로 각 부재가 이완되며 결구가 어긋나 있어 안전진단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리고 왼쪽 측면으로 큰 전나무가 위치하는데 전나무는 높이 자라는 데 비해 뿌리가 깊이 박히지 못해 강풍 및 폭설 등에 의해 한 순간에 뽑혀질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나무가 바로 옆의 대웅보전이나 아래 있는 대광보전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어 현상변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4. 마곡사오층석탑



마곡사오층석탑(麻谷寺五層石塔)은 보물 제799호로 다보탑 또는 금탑이라고 부른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꼭대기의 머리장식은 이 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인데 이는 중국 원나라의 라마탑과 그 모습이 비슷하여 원나라의 영향을 받았던 고려 후기에 제작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탑 안의 보물들을 거의 도난당하였으나, 1972년 해체하여 수리하는 과정에서 동으로 만든 향로와 문고리가 발견되었다.


석탑은 육안으로 봐도 그 훼손의 정도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에 보수했을 당시 기단부의 탑 부재를 석탑에 원래 사용되었던 석재가 아닌 화강석으로 대체하여 부자연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각 부재들을 지지하기 위해 넣었던 철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철심에서 흐른 녹물로 인해 석탑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육안으로도 탑이 기울고 있는 것이 보일 정도로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역시 안전진단이 필요하다. 담당 공무원에 의하면 올해 보존처리와 관련된 예산이 책정 되어 설계 중에 있으나 마곡사 측에서는 해체보수를 원하고 있어 문화재청에 보고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한다.






▲ 사진 5. 산신각 주변에서 발견 된 흰개미



또한 마곡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산신각(山神閣) 주변의 고목에서는 흰개미가 발견되었다. 현재 발견된 곳은 산신각 주변이지만 흰개미의 특성상 다른 건물 주변에도 이미 서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다. 흰개미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는 4-5월경으로 목조건물에 침투해 기둥 등의 목재를 갉아먹기 전에 건물주변에 방제작업을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곡사는 ‘春마곡’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봄 경치가 뛰어나다고 한다. 매년 5월 태화산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마곡사를 배경으로 하여 불교문화와 대중문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신록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태화산의 맑고 향기로운 소나무 내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축제기간을 이용해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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