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옛 정취를 따라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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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옛 정취를 따라가 봤더니…
  • 관리자
  • 승인 200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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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는 서울시내에서 종로구 다음으로 지정문화재가 많은 곳이다. 국보와 보물, 사적,
중요무형문화재, 시지정 문화재들을 합치면 모두 66점에 이른다.


성북구는 시내 진입 여건이 좋아 최근 토지 시세도 올라가고 뉴타운도 건설되고 있으나 문화재가 즐비한 성북동 지역 주변으로는
허름한 옛 집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성북동은 먹거리와 옛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남아 있었다.


성북동의 사적지와 고택들을 중심으로 성북구청 공무원과 문화재전문위원을 동행하고 따라가 봤다.


사적지는 3곳으로 서울 성곽선잠단지,
성락원
이 있다.


먼저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낙산을 잇는 사적 제 10호인 서울 성곽에 올랐다. 서울성곽은
높이가 12m에 둘레만 약 18㎞로 조선 5백년 동안 동대문, 숙청문, 서대문, 남대문 등에 이어진 서울을 지키던 울타리
역할을 하던 곳이다. 태조 때 성벽을 처음 쌓았고 세종 때 개축되고 숙종 때 수축해 현재에 이르렀다.


일제 침략기인 1915년에 근대도시의 건설이라는 미명아래 성문과 성벽을 허물게 됐으며 그 결과 삼청동과 성북동, 남산,
장충동 일대에만 성벽이 남게 됐다.


성곽을 따라 정비된 산책길에는 오후 햇빛을 피하려는 주민들의 휴식처가 됐다. 성북동에서 종로구 계동으로 이어진 성곽을
오르다 보니 보기에도 아슬아슬할 정도로 오래된 집들이 성곽 바로 턱 밑까지 지어져 있었다. 장마철이나 태풍의 폭우에 견뎌
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올해 문화재청 보수지침에는 성북동 부근의 성곽과 그 주변 땅을 매입하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있다. 매입이 이뤄지면 우선
허름한 집들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곽을 성북동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비좁은 옛 집들의 골목길을 지나면서 만해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
들렀다. 정면 4간, 측면 2간의 장방형 집으로 서울시 기념물 제 7호다.


한용운 선생이 남향의 집터를 마다하고 반대편인 산비탈에 북향으로 집을 지은 것은 일제 총독부와 등진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라고 전한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한용운 선생의 외동딸 한영숙 씨가 이 집을 지켜왔으나 현재는 다른 곳으로 이사했고
성북구에서 매입해 조계사에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곳으로 진입하는 길이 워낙 좁은 골목길로 이어져 있고 안내판도 없다보니 찾기가 쉽지 않았다. 관리를 맡고 있는 성북구청
직원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다 사적 제 83호인 ‘선잠단지’로 향했다. 선잠단은 국가에서
양잠을 위해 잠신으로 알려진 중국의 3황5제 중 한사람인 황제의 황후 서릉씨를 배향하는 단을 쌓고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현재 선잠단은 도로변에 작은 터만이 남았지만 조선시대에는 바로 길 건너 옆의 성북초등학교까지 포함하는
넓은 곳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서울내 사적지가 그렇듯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폐허화됐다.


문을 따고 들어서니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고 주변 집들 사이의 담 위로 철조망을 쳐놓고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사람의 발길이 오래동안 닿지 않은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