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인지…사적지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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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인지…사적지 인지…
  • 관리자
  • 승인 200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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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의 백제시대 가마터로는 유일한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의 백제요지(사적 247호).

지난 1976년 사적지로 지정된 이후 발굴이나 복원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고 30여 년간 문화재보호구역으로만 묶어 놓았을 뿐 그대로 방치시켜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관악구의 백제요지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방이동 고분군 등에서 발굴되는 한성 백제시대 토기를 생산하던 가마터로 추정된다.

한성 백제시대와 삼국시대의 문화 흐름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들어서는 입구에 국가 사적지라는 보호구역 표시만 남아있을 뿐 문화유적지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기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토기 파편이 널려있는 주요 유적지에는 땅 소유주의 밭으로 사용되고 있다.

토기 파편이 밭에서 눈에 자주 띄지만 사적지 지정 이후 발굴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바로 뒤편의 야산은 ‘백제요지 시민공원’으로 돼 있지만 워낙 관리가 없다보니 곳곳에 쓰레기만 가득하다.

200평 면적의 자그마한 경작지로 이용될 뿐 문화유적으로서의 관리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문화유적지로 관리가 안되다 보니 인근 주민들은 “이곳이 무슨 문화재보호구역이냐”고 반문한다.

땅 소유자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도 할 수 없고 팔기도 힘들어 그간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으나 현재는 보상을 바라는 민원 자체를 포기한 상태다.

보호구역으로만 묶어 놓고 해당 관청에서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민원이 들어올 때만 잠시 검토만 하는 정도여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976년 사적지 지정 후 관악구청은 이곳을 매입해 가마터 복원이나 발굴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계속 보류 중인 상태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관악구의 예산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문화유산의 관리에 대한 예산을 세우기가 어렵다”며 “보수나 관리가 정작 필요한 문화재에 한해서만 서울시에 예산을 신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제요지에 대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는 것이 지배적이다.

학계나 인근 향토사학자들은 백제요지에 대해 역사적으로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해야하고 제대로 된 유적지로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연 관악구 문화원 사무국장은 “워낙에 신경쓰는 사람이 없다보니 사적지로서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없다”며 “가마터를 복원하는 등 복원과 발굴에 대한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효재 서울대 고미술학과 교수는 “한성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토기 대부분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76년 당시 사적지로 지정할 때 복원이나 발굴에 대한 계획이 있었으나 이후 유명무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현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처음 발굴 당시부터 상당한 가치를 지닌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문화재청이나 해당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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