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동 영어체험마을 공사 재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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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동 영어체험마을 공사 재조정 필요
  • 관리자
  • 승인 2004.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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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송파구 풍납토성내 사적 제11호로 지정된 구 외환은행 합숙소의 내부 리모델링 공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공사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합숙소 부지를 영어체험마을로 활용하기 위해 올 11월 초 개관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어체험마을은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돌아가면서 4~5일 정도 생활 영어 위주의 수업을 하게 되는 곳이다.

문제는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지는 공간이라도 결국 오래지 않아 철거된다는 데 있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지난해부터 풍납토성 10개년 발굴 조사 계획을 세워 올 6월부터 발굴을 시작하고 있다.

풍납동 미래마을과 구 외환은행 합숙소, 경당지구 등을 포함한 4개 지구에 대해 2012년 까지 발굴이 이뤄질 예정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연구소는 현재 풍납동 미래마을 부지의 발굴조사가 끝나면 2008년부터 구 외환은행 합숙소 부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발굴조사가 진행되면 영어체험마을은 발굴이 지연된다고 해도 6~7년 이상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시로 건물을 짓기 위해 쓰여지는 공사비는 120억 가량.

하지만 서울시는 발굴 계획이 연기되거나 바뀔 수도 있어 10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같은 발굴 계획을 미리 알았지만 앞으로 언제 발굴이 이뤄질지 모르고 현장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짓고 있다”며 “몇 년째 비어있는 구 외환은행 합숙소를 적당히 활용하기 위해 공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에 따르면 “길어야 10년 이내에는 철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3년 뒤에 발굴 계획이 있어도 계획의 수정이 이뤄질 수 있어 현상변경 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또한 “발굴 계획과 맞물려 영어체험마을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해 문화유산과 관련된 정부 단체간의 의사소통상에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영어체험마을이 수업의 연장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위한 장소라면 길어야 10년만 사용하기 위해 건물을 짓는다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구 외환은행 합숙소 건물을 리모델링 하면서 일부를 풍납토성 관리소나 연구소로 활용하는 대가로 문화재청이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청계천의 밀어붙이기식 복원상에서 문제점이 제기되는 가운데 영어체험마을 공사도 문화유산 행정에 대한 서울시의 적절한 대처가 아쉬움을 더한다.

아까운 혈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문화재와 관련된 행정에 더욱 철저한 검토와 관련 기관의 업무 조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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