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전국 민속 놀이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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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전국 민속 놀이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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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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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도 충남 부여에서 올해 45째 맞는 한국민속예술축제가 지난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일간의 경연에 들어가 전남 ‘갈곡 들소리’가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으며 막을 내렸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1500여명의 공연단이 참석한 이번 민속축제는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민속놀이와 민요, 무용을 선보이며 열띤 경연을 벌였다.

국내 시.도 외에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등 이북 5도 팀도 참가해 통일의 희망을 담기도 했다.

이번 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남 영암 신북의 ‘갈곡 들소리’는 남도지방의 농요가 갖는 다양한 특징을 드러내면서 지역만의 독특한 구성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논매는 소리와 장원풍장소리 할 때 주인이 타고 가는 가랫장과 상머슴이 타고 가는 황소 등 예부터 내려오는 풍속을 그대로 살려냈다.

갈곡 들소리놀이를 연출한 박호규 씨는 지도자상을 받기도 했다.

우수상(국무총리상)에는 강원도 '양구 바랑골 지게놀이'가 차지했으며 금상(문화관광부장관 상)은 충남 '부여 가회리 장군제', 경기도 '아방리 농요', 전북 '고창 성남줄 굿' 경연팀에게 돌아갔다.


“점점 인원 동원이 힘든 민속놀이”

지난 95년 대통령상을 받았던 충남 지역의 ‘내지리 단잡기 놀이’는 경연작이 아닌 시연작으로 대회의 첫 무대를 꾸몄다.

단잡기는 마을에 발생한 괴질을 주민 협동으로 물리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놀이로 당나라로 괴질을 옮겨가라는 사설이 있는 것으로 미뤄 백제시대와 연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시연하기까지 젊은이들의 참여가 부족해 인원 구성에서도 여간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단잡기 놀이를 전수받아 60여 년간 맥을 이어온 이규찬(충남무형문화재 28호) 씨는 “이미 농촌의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있고 놀이의 참여율이 낮아 인원 동원할 때 애를 많이 먹었다”며 “놀이를 지켜나갈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처녀 출전했으나 장려상에 그친 울산 지역의 ‘쇠부리 놀이’.

쇠가 풍부하게 생산되던 울산지역에서 이를 녹여내던 쇠부리터에서 흥겹게 일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울산 쇠부리 놀이는 지역내 문화 인사들의 도움으로 출전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놀이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이병우 울산북구문화원장 역시 인원동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푸념을 섞는다.

대부분 어려운 재정이나 인력으로 참여했지만 더욱 힘들게 나온 팀도 있다.

20여명의 가장 적은 인원이 참여한 황해도 만수대탁굿.

나라의 태평성대와 백성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던 큰 굿이었으나 현재는 마땅히 지원해 줄 곳이 없어 대회 참가도 힘겹게 이뤄졌다.

대부분 실향민으로 구성됐고 만수대탁굿의 전수자의 자비를 들여 경연에 참가했다.

정문산 서해안 풍어제 전수자(만수대탁굿 연구. 보존회)는 “무당이나 무속에 대한 인식이 안좋은 쪽으로만 흘러와 교육 여건이나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민속놀이별로 예산이 차별돼서 나오는 것은 재정이 없는 곳은 아예 전수를 하지 말란 것 아니냐”며 관심 밖으로 밀려난 민속문화를 되찾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온 국민이 참여하는 진정한 대회로 거듭나야”

민속예술축제는 45회째 대회를 맞으면서 전통 민속을 발굴하고 이를 보존하는 가교역할을 해 왔다.

각 지방 향토문화의 발굴·보존 등으로 전통민속예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회가 창설된 것은 지난 1958년.

그러나 1959, 1960 2년 동안 대회가 열리지 않기도 했으며 1961년부터 전국 단위행사로 매년 개최됐다.

주로 시내 공설운동장에서 대회가 열렸으나 지난 2000년부터 장소를 역사성이 있는 전통민속공간으로 옮겼고 1967년부터 수도권 문화 편중 해소를 위해 시·도별로 순회 개최됐다.

민속예술제의 개최로 다수의 전통민속이 재현되거나 발굴되기도 했으나 민속놀이를 단순히 등수로 평가할 경우 지역 재정이나 인원 동원력에 따라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평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우려섞인 반응도 있다.

한 대회 참가자는 “대회에 걸린 상금을 차라리 재정이 열악한 민속놀이에 지원을 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한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만큼 단순한 평가를 넘어 온 국민이 흥겹게 참여할 수 있는 민속놀이 한마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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