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의 꿈인 듯, 판소리에 취한 듯, 명창의 삶으로 그려낸 작은창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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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의 꿈인 듯, 판소리에 취한 듯, 명창의 삶으로 그려낸 작은창극
  • 정은진
  • 승인 2019.06.20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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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국악원, 판소리 다섯 바탕 눈대목 재구성해 초기 창극 원형 되살린 -
- 작은창극 시리즈 '꿈인 듯, 취한 듯', 오는 6월 27일부터 3일간 풍류사랑방 무대에 -
<오는 6월 27일부터 3일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무대에 오르는 작은창극 '꿈인 듯, 취한 듯'의 안숙선 명창의 모습>▲(사진=국립국악원)

 


안숙선 명창과 국립국악원이 지난 5년간 판소리 다섯 바탕을 중심으로 초기 창극의 원형을 선보였던 ‘작은창극’ 시리즈가 올해 지난 다섯 작품들의 눈대목을 모아 새롭게 구성해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은 오는 6월 27일(목)부터 29일(토)까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작은창극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 <꿈인 듯, 취한 듯>을 선보인다.

판소리 명창으로서의 인생과 지난 작은창극 시리즈를 회고하는 무대
다섯 바탕의 판소리 속 다양한 인물들 무대에 되살려 생동감 넘치는 사람살이 그려내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는 최근 대형화, 서구화 되고 있는 창극 공연의 트렌드를 벗어나 초기 창극 본연의 멋과 맛을 되살리고자, 현전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중심으로 안숙선 명창과 함께 2014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적벽가를 소재로 한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을 끝으로 다섯 바탕을 중심으로 한 공연은 마무리했으나, 올해는 지난 5년간 선보였던 다섯 바탕의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대목)을 한 데 모아 재구성해 무대에 올린다. 한자리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대표 소리를 명창들의 소리로 직접 마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작은창극 시리즈 중 ‘토끼타령’(2014)과 ‘심청아’(2016),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2018)을 연출한 지기학 연출가가 맡았다. 지난 5년간 3번의 작품을 안숙선 명창과 함께 만들면서 지기학 연출은 명창을 통해 되살아나는 판소리 속 다양한 인물들과 다섯 바탕의 소리를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안숙선 명창의 모습에서 동기를 얻어 이번 작품의 눈대목을 재구성했다.

지기학 연출은 “안 명창님이 연습실이나 이동 중인 차 안이든 장소와 때를 불문하고 판소리 사설을 되뇌시는 군목질(목을 풀기 위해 군소리로 자유롭게 발성하는 것)을 하시는 모습에서 그 많은 판소리 사설을 쉼 없이 기억코자 노력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하면서 “평생을 바친 명창의 소리를 통해 소환되는 춘향, 몽룡, 별주부, 토끼, 심청, 조조 등의 인물들은 명창의 소리와 장단을 타고 넘나들며 ‘꿈인 듯, 취한 듯’ 등장해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다.”고 말한다.

<춘향가>에서는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수궁가>에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 군상이,
우리 세상의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흥보가>와
또 다른 삶의 역할을 담아낸 <적벽가>, 소리 인생을 마주하고 눈을 뜨는 <심청가>


이번 작품에서 선보이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은 재구성을 통해 소리꾼의 인생과 우리 삶의 다양한 세상살이가 서로 교차되며 그려진다. <춘향가>의 사랑가와 이별가를 통해서는 삶과 소리판의 꿈결 같은 행복과 아픔에 대해, <수궁가>의 토끼 배 가르는 대목에서는 서로 속고 속이며 난장같이 뒤엉키는 상황 묘사를 통해 복잡한 인간사와 다양한 군상들을 투영한다.

<흥보가>의 놀부에게 밥 빌러 갔다 매 맞는 대목에서는 남창 소리꾼이 놀부 처로 등장해 권력자를 중심으로 한 우리 세상의 풍자를, <적벽가>의 불 지르는 대목에서는 꿈과 현실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 조조로 등장하는 여류명창의 강인한 소리를 통해 또 다른 삶의 역을 대신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심청가>의 눈 뜨는 대목에서는 심봉사가 눈을 뜨듯, 자신의 소리 인생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 명창은 마지막 곡으로 소리에 취해, 소리를 꿈꾸며 살아온 지난 소리 인생을 회상하며 <흥타령>의 ‘꿈이로다’를 이어 부르며 무대를 떠난다.

안숙선 명창과 함께 판 벌리는 중견 소리꾼과 젊은 소리꾼도 한 무대에
김백찬 작곡가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악단이 연주하는 감성적인 선율


이번 공연을 위해 안숙선 명창을 비롯해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대표 소리꾼 유미리, 염경애 명창이 판을 이끌고 탄탄한 소리와 미모를 겸비한 소리꾼 박자희와 장서윤, 양혜원을 비롯해 각종 국악 경연 대회 판소리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정승준, 이진우, 조정규 소리꾼이 서로 여러 배역을 번갈아 가며 출연한다.

판소리의 다양한 감정들을 선율로도 그려내는 감성적인 연주도 함께 이어진다. 창극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는 김백찬 작곡자의 음악구성으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문경아(가야금, 양금), 윤서경(소․대아쟁), 조용복(소리북)과 정악단의 민지홍(피리, 생황), 객원 연주자인 전계열(타악)이 참여해 풍성한 선율을 전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꿈인 듯, 취한 듯>은 오는 6월 27일(목)부터 6월 29일(토)까지 주중 20시와 주말 15시, 국립국악원 풍류방에서 3회에 걸쳐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 이후 한 달 이내 전석 매진이 되어 공연 시작 전부터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전석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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