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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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갓바위
  • 관리자
  • 승인 2004.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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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년 세월을 경상북도 팔공산 남쪽 정상에서 수천, 수만 가지 이상의 소원을 들어주며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 갓바위 부처가 어느 해부턴가 서서히 기울고 있다. 갓바위 부처는 좌상을 기준으로 남서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육안으로 보기에도 기울어진 정도가 보인다.

갓바위 부처상 앞에서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은 ‘5, 6년 전부터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다’며 의아해 했다. 한편, 경산시 문화원 관계자는 “부처상 앞 참배단 신축공사를 하며 기울어진 것이 아닌가”라며 조심스럽게 의문을 제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01년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측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갓바위 부처가 1도 기울어진 것으로 되어있다”며 “현재도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에 조사를 벌이고 있고 기울어지고 있다면 바로 보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현재 1차 조사를 마친 상태이며 내년 정밀조사를 가질 예정에 있다.

한편, 갓바위 부처를 관리하고 있는 선본사 측에서도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 측에 지반조사를 의뢰했다.

지반조사를 담당했던 서만철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장은 “기울어진 원인이 지반문제에 있지 않겠나 해서 지반에 대한 정밀진단을 했다”며 “이에 대한 자료가 취득되어 자료 처리중이며 자료처리가 되면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의 지반 강도가 있는지 밝혀지게 되고 그러면 기울어지는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지반조사 결과는 오는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기울어지는 현상에 대한 측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기울어짐에 대한 해석이 어려운 상태이다. 앞으로 더 기울어질 것인지 아니면 현 상태에서 기우는 진행과정이 멈추느냐에 따라 출입통제 등 갓바위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소원 들어주는 갓바위

해마다 입시철이면 팔공산의 명물 갓바위 부처의 영험함을 찾는 학부모들의 발길로 갓바위 주변은 인파로 가득하다.

경상북도 경산시 팔공산에 위치한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은 통일신라시대 불상으로 높이 약 5.6M의 좌불이며 화강암 한 석으로 조각한 것으로 9세기 거대한 불상군을 대표하는 걸작품이다. 선본사 기록에 의하면 이 불상은 원광법사의 수제자인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를 위해 선덕여왕 7년(638년)에 이 여래 좌상을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머리 위로는 두께 15cm, 지름 180cm의 판석이 올려져 있어 마치 갓을 쓴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갓바위라 불리는 속명도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짐작된다. 머리 위 갓은 불상 조성 당시의 것이 아니며 불상과 석질(石質)은 같지만 그 조각수법이나 전체 균형 등으로 미뤄보아 후대 부처상 위에 판석을 올리는 양식이 유행했던 고려시대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왼손에 약합을 쥐고 있어 약사여래불로도 불리는 이 부처상은 ‘누구나 정성들여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소문으로 전국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영험한 부처상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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