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인현왕후의 소원이 깃든 절, 김천 청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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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인현왕후의 소원이 깃든 절, 김천 청암사
  • 임영은 기자
  • 승인 2019.10.0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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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청암사 전경>▲(사진=CPN문화재TV 임영은기자)

 


조선왕조 19대 왕 숙종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인현왕후는 1689년 폐위가 됐다. 남인들에 의해 원자를 낳지 못했다는 명목 아래 권력다툼의 희생양이 됐다. 하루아침에 국모에서 폐위가 됐고 복위까지 6년이 걸렸다. 그녀는 그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을까. 인현왕후가 폐위된 후 언제일지 모르는 복위를 바라며 3년 간 머물렀던 곳이 김천 청암사이다.

통일신라 헌안왕 3년(859)에 도선이 세운 절인 청암사. 1911년 화재로 소실되었고 3년에 걸쳐 다시 세워졌다. 직지사의 말사로 현재는 비구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다.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에 도달하면 세속과는 떨어진 장소라는 것을 암시라도 하듯 거대하면서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경북 문화재자료 제120호 김천 청암사 대웅전>▲(사진=CPN문화재TV 임영은기자)


대웅전(경북 문화재자료 제120호)은 1911년 화재 후 세워졌으며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돼 있다. 대웅전을 호위무사처럼 지키고 있는 다층석탑(경북 문화재자료 제121호)은 통일신라 헌안왕 3년(859)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도선국사가 세운 탑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성주군 어느 논바닥에 있던 것을 청암사 주지였던 대운대사가 191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대웅전 왼편에는 육화료, 오른편에는 진영각이 있다. 육화료는 비구 스님이 공부하는 곳으로 청암사 내 최대 건물이다. 진영각은 조사(한 종파를 세운 스승을 일컫는 말)들의 공덕을 기념하기 위해 고승의 영정과 조사상등을 봉안한 전각이다.

 

 

 

 

 

<경북 문화재자료 제288호 김천 청암사 보광전>▲(사진=CPN문화재TV 임영은기자)



청암사에서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보광전(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88호).
인현왕후가 폐위된 후 청암사 극락전에 은거할 때 극락전 서쪽에 인현왕후의 복위를 빌기 위해 보광전을 세웠다는 설이 있다. 궁의 가장 좋은 곳에서 지냈던 그녀가 김천으로 내려와 지냈을 때는 어떤 심경이었을까. 사람들의 동정 어린 시선을 견디며 보낸 하루하루. 보광전은 그녀를 버티게 하는 힘이 아니었을까.

보광전 아래에는 인현왕후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을 재현해 놓은 ‘인현왕후의 길’이 있다. 한적한 이 길을 걸으며 인고의 세월을 홀로 보냈을 그녀를 다시 생각해본다.

 

 

 

 

 

<보광전 내부에서 복위에 감사하며 기도하는 인현왕후(재연사진)>▲(사진=김천 청암사)


인현왕후와 인연이 많은 청암사는 매년 인현왕후 복위식과 복위 축하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는 10월 6일 열린다. 행사는 복위식을 중심으로 인현왕후가 진행했다는 기도법 배우기, 축시낭송, 축하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인현왕후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던 곳. 하지만 그녀의 간절한 소원이 이뤄진 곳.
이번 주말 불영산의 우거진 숲과 1200여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청암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취재팀 임영은 기자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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