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노을, 자하(紫霞)의 시와 그림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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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노을, 자하(紫霞)의 시와 그림에 물들다
  • 정은진
  • 승인 2019.11.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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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 신위 탄생 250주년 기념 서화전 안내
<신위, '붉은 여뀌를 노래한 시(紅蓼)'>▲(사진=국립중앙박물관)


o 기 간 : 2019년 11월 5(화)~2020년 3월 8일(일)까지
o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o 전시품 : <묵죽도> 등 25건 85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자하紫霞 신위申緯(1769~1847)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서화전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2019.11.5.~2020.3.8.)를 개최하고, 연계 특별 강연회(2019.12.18.)를 통해 신위의 시・서・화를 재조명한다.

시・서・화 삼절의 묵향을 느끼다
신위의 호인 ‘자하紫霞’는 신선의 세계를 물들이는 자줏빛 노을을 뜻한다. 신선처럼 고결한 삶을 꿈꾸었던 신위의 예술이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서 펼쳐진다.
옛 문인들은 시와 글씨와 그림이 모두 작자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이라 보았으며 세 가지에 모두 뛰어난 인물을 ‘삼절三絶’이라 일컬었다. 신위는 19세기 전반 문화계를 대표하는 삼절이었다. 생전에 그의 시를 옮겨 쓴 수많은 필사본이 유통될 정도로 신위는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았으며, 대나무 그림에도 뛰어나 조선시대 3대 묵죽화가의 한 사람으로 꼽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조선후기 예단의 총수였던 강세황姜世晃(1713~1791)에게 지도받았고, 뒷세대인 김정희金正喜(1786~1856)에 앞서 조선의 문예를 집대성하였다.

처음 공개되는 신위의 서화를 만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와 글씨, 그림이 어우러진 신위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붉은 여뀌를 노래한 시>는 정경을 눈에 보이듯 묘사한 시구와 활달한 글씨가 조화를 이룬 만년의 걸작이다. <묵죽도> 대련對聯에서는 그의 대나무 그림 솜씨를 감상할 수 있다. 신위는 제화시를 지어 서화를 평론하기도 했다. <장수를 축원하는 마고>는 청나라 문인화가 박명博明(?~1789)이 조선 사신에게 그려준 그림으로, 약 100년이 지난 뒤 신위가 그림의 뜻과 세월의 무상함을 읊은 시를 여백에 써넣었다. 전시에는 선친에 이어 서화로 이름을 날린 신명준申命準(1803~1842)과 신명연申命衍(1809~1886)의 그림도 출품되어 신위 삼부자의 서화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올곧게 추구한 고전의 가치
신위는 변하지 않을 고전의 정수를 탐구하였다. 신위에게 고전의 가치는 옛 문인들이 올곧게 지켜낸 정신이었다. “소식을 탐구하여 두보의 경지에 들어간다(由蘇入杜).”라는 그의 예술론은 동아시아의 고전적 황금기를 이 땅에서 이룩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신위는 지방관으로 재직할 때 파직을 무릅쓰고 백성을 위해 토호의 횡포에 맞섰다. 단아한 신위의 글씨와 그림은 역설적으로 치열한 삶 속에서 피워낸 것이었다. 신위의 서화를 감상하며 그가 평생 다가가려 했던 이상적 인간의 모습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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