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서화계를 만나는 특별전 '안복眼福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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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서화계를 만나는 특별전 '안복眼福을 나누다'
  • 정은진
  • 승인 2019.11.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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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고수와 근대를 향한 개성: 19세기 서화계의 다층적 이야기,
-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 3: 안복眼福을 나누다”-
<'안복眼福을 나누다'전 홍보 포스터>▲(사진=국립중앙박물관)


o 기 간 : 2019년 11월 11일(화)~2020년 3월 15일(일)까지
o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손세기·손창근 기념실)
o 전시품 : 허련의 <노송도> 등 16건 16점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창근 님이 2018년 11월 부친 고故 손세기 님과 대를 이어 수집한 문화재 202건 304점을 기증한 것을 기념하며 세 번째 특별전, “안복眼福을 나누다”를 개최한다. 안복은 아름다운 서화를 감상하며 느끼는 즐거움을 뜻하는데, 개인이 누렸던 안복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자 한 기증의 높은 뜻을 되돌아볼 수 있다.

세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19세기 서화 수요층의 확장과 새로운 미감美感에 부응하며 김정희 일파 및 직업 화가들이 개성적인 작품을 제작했던 양상을 조명한다. 전시품 중 절반 이상이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이다. 앞서 개최된 두 차례의 기증전(2018.11.23.~2019.3.24./2019.3.26.~7.7.)에서는 정선鄭敾(1676~1759), 김정희金正喜(1786~1856)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서화가들의 명품을 선보였다.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소나무 연폭병풍, 허련의 <노송도>
이번 특별전에서 우선 주목되는 작품은 김정희가 높이 평가했던 제자, 허련許鍊(1808~1893)이 만년에 제작한 <노송도>이다. 허련은 초의선사의 소개로 김정희의 제자가 되어 남종화풍의 그림과 서권기書卷氣를 강조한 글씨를 배웠다. 1856년 김정희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고향인 진도로 내려와 서화제작에 몰두하였다.
<노송도>는 열 폭의 종이에 소나무 한 그루를 화면 가득 그린 대형 작품이다.(사진1) 19세기 중반부터 연이은 화폭에 매화를 그리는 연폭매화병풍이 유행했는데 허련은 이러한 형식을 빌려 소나무를 그렸다.장관을 이루는 거대한 규모, 둥치의 껍질과 구불거리는 가지의 역동적 표현 등은 스승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화풍을 이룬 대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눈 덮인 산속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에서 노송의 고고한 위엄과 함께 허련의 완숙하고 거침없는 필력을 느낄 수 있다.

기증전이 진행되는 상설관 2층 서화실에서는 손세기·손창근 컬력션의 대표적인 서화 작품들을 보여주는 영상을 상영한다. 두 차례의 기증전을 아쉽게 놓쳤다면 영상으로 이미 전시되었던 명품 서화를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그림과 글씨를 천천히 감상하며 자신의 수집품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해 개인이 누린 안복眼福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한 기증자의 고귀한 뜻도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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