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꾸미가 건져올린 청자’로 화제를 일으켰던 태안 청자운반선이 강진에서 개경으로 가다가 침몰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지난 8월 5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충남 태안 대섬 인근해역 발굴조사 중 유물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도자기를 포장하던 쐐기목과 함께 배의 행선지가 표시된 ‘목간(木簡)’을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또한 두꺼비형 벼루와 청자대접,
접시, 잔 등 고려청자 1만 9천여 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목간(木簡)이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문자를 기록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던 나무 편을 말하며, 이번에 발굴된 목간은 행선지와
받는 사람 등을 표시한 선박 화물표로 사용되었다. 이전 신안선 발굴조사 때에도 목간이 발굴되었으나 이는 중국 원나라 선박에서
발굴된 중국 목간이고, 수중에서 고려시대 목간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굴된 4가지의 목간에는 몇 가지 글귀들이 쓰여 있는데, 이중 ‘耽津○在京隊正仁守’는 ‘탐진(전남 강진의 옛 명칭)이 개경의
대정(종9품) 인수(이름)에게 보낸다’라는 뜻이며, 이 목간 뒷면의 ‘○○載船進’ 는 ‘○○가 배에 실음’ 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배가 “耽津(탐진: 강진의 옛 명칭)”에서 개경으로 향하다 태안에서 침몰 했음을 알려주는 것으로, 그동안 발굴된 청자가 강진지역의
청자라고 추정만 했던 부분들이 이번에 명확하게 확인된 것이다.
목간 내용을 좀더 분석하게 되면 학계의 관심사인 강진의 가마운영체제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이며, 도자기의 생산지뿐만
아니라 출항지, 운송책임자, 선박 적재 단위 등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