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를 과거에서 미래로, 현재의 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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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과거에서 미래로, 현재의 그들을 만나다
  • 관리자
  • 승인 200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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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문화재도 손상되면 치유해주는 곳이 있다. 손상된 것을 치유하고 미래로 인도해 주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 다녀왔다. 지난 4월 신설된 이곳은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을 도모하고 보존 과학 측면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설립되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금속, 지류, 직물, 도자기 등 재질별 보존 처리를 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화마에 휩싸인 숭례문 현판 복원 작업을 진행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센터가 설립된 배경과 그동안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사덕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김사덕 문화재보존과학센터장


Q.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 기관으로 문화재 보존 과학 센터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가 현재 국토개발 과정 중에 많은 유물이 출토되고 있는데, 그 유물에 대한 적절한 보존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보존 처리 능력을 확대시키기 위한 것 이 가장 큰 배경입니다. 아울러 현재 보존과학 분야에 인력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그런 부족한 인력을 많이 흡수하기 위해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보존처리나 보존과학 쪽 업체들이 예전에 비해 많아지면서 기술자들이 많이 배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쪽에서는 약간의 영리를 목적으로 보존처리 업무를 하고 있는데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하는 것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업체에서는 조사나 연구를 병행해서 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주로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익산 미륵사지 석탑처럼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은 업체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존과학센터에서 직접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출토유물 같은 경우 현실적으로 업체에서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는 등의 시설투자비가 엄청나게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인프라가 아직 업체에서는 구축이 안 되어 있습니다. 그런 사항들만 구축이 되면 저희들이 개발한 처리방법이라든지 처리기술을 업체에 전수할 생각입니다. 사실 업체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Q. 보존처리를 맡을 수 있는 국가적인 기관으로서 문화재보존과학센터를 설립했는데,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들어서면서 현재 수행한 프로젝트나 수행 중인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우리들이 수행한 것은 숭례문 현판, 금산에 있는 칠백의총 순의비를 보존처리 했습니다. 그리고 수행 중인 것은 지금 지류 유물실에서 이순신 장군 관련 유물들을 처리하고 있고, 금속유물실에서는 주로 미륵사지 석탑에서 추출된 사리장엄, 전북 고창 봉덕리 출토유물인 금동신발을 보존처리 하고 있습니다.

Q. 보존과학연구실과 보존과학센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연구실에서는 주로 R&D(문화재보존복원학술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금속·지류· 벽화유물 등 재질별로 보존 처리를 합니다. 주로 유물들을 직접 보존처리 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직물, 지류, 도자기, 금속 보존처리



Q. 센터가 초창긴데 어떤 방식과 방향을 가지고 운영이 되어야 하고 발전 되어 나가야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지금 유물 처리 능력이 상당히 미치지 못하니까 능력을 배양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국가지정문화재만 하고 있는데 지방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 그리고 개인소장문화재들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단 개인소장자들이 ‘이것을 보존해야 한다’ 는 개념을 모르고 있습니다. 보존처리의 중요성을 알게 해서 그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유물들을 밖으로 끌어내어 활성화를 시켜서 향후에는 모든 것을 민간에다 이양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계속 처리 기술이라든지 처리 방법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서 업체에 지원하여 업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 국가가 이런 것을 직접 처리하는 능력을 계속 가지고 간다는 것은 아닙니다.

Q. 그렇다면 지금 연구실이 있는데 센터를 별도로 만든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우리나라는 지금 민간업체의 기반이 상당히 약합니다. 기술이라든지 인프라를 구축한 다음에 일반 병원체계 같이 1단계로 개인병원에서 처리하고 그 다음에 조금 큰 2차 병원에서 처리하고 3단계로 종합병원에서 처리를 하듯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도 그런 것입니다. 임상실험도 하고 고난이도의 유물들은 직접 처리를 하고 1차적인 간단한 처리는 사설기관에서 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의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Q. 지금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의 인력이 어느 정도 수급이 되어 있고 앞으로의 수급 계획은 어떤가요?

2009년 5월에 정식 기관으로 설립이 되었습니다. 지금 21명으로 출발을 했고 앞으로 20명 정도 전문 인력을 더 확보할 생각입니다.

Q. 기술의 민간이전 교육에 관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지금도 국내 전문 실기 교육이나 연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기술이 나오면 외부에 수시로 교육을 해서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이전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 보존과학업체에서 기술을 빨리 갖추도록 저희들이 최대한 지원을 해서 1차 처리 기관으로서 수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Q. 그럼 등록되지 않은 문화재를 제도권으로 갖고 올 수 있는 일을 위해서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시는지, 센터에서 어떤 것을 수행해야 그런 것이 가능할까요?

일반 사람들의 보존처리에 대한 인식전환이 되어서 활성화가 되어야만 민간하고 저희가 함께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금같이 일반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인프라가 구축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재보존처리를 하면서 홍보도 할 생각입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국가지정문화재 뿐만 아니라 비지정문화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재의 체계적인 보존관리 서비스를 할 예정이며, 국가의 선도적 문화재 보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수많은 문화재를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그것은 분명 과거에서 왔지만 그것을 보존·관리하여 미래의 후손들에게 보내줄 수 있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다. 우리가 그것을 소홀히 하면 과거는 일그러지고 부서져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의 우리도 허상일 뿐이다. 보존과학센터장의 말처럼 사회구성원의 문화재 보존처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하루 빨리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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