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는 원효 성사의 본전 같은 곳이다. 어제 5월 18일 이곳에서는 원효스님들을 추존하는 봉행 대제가 열렸다. 나는 행사에 초청을 받아서 내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처음 이런 행사에 참여했다고, 교회 주일 예배보는 것이랑 다름이 없다 익숙하다고 했다.
나는 “모든 예의 절차는 똑같아!” 라고 했지만, 불교 행사는 엄청난 규모, 무언가 무시무시할 압도될만한 무언가 있으리라 예상을 했던 모양이다. 웃어른께 여섯 가지 공양물을 올리는 것, 그것이 여섯 가지의 진리 육법공양이다.
처음으로 향(향기롭게 하기 위해 즉 향기로도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는 차(음다라 하여 차를 선이라 했던 스님들이었다. 조주선사의 끽다거 아는 분들이 많은 것이다.) 다음으로는 미(즉 음식을 대변한다.) 등(사실 이 등을 차용해 ‘그리스도’는 깨달은 자를 ‘기름 부은 자’로 표현했다. 즉, 촛불을 말하는 기름, 이를 앞서 들고 앞선 걸음을 옮긴 사람들을 그리스도 한다. 불을 환하게 밝히고 앞서 나간 자, 그래서 예수가 맨 앞서 갔다 해서 예수 그리스도라 하였다.) 다음으로는 과이다. 즉 온갖 과일을 나타내는 모든 자연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화려함과 향기를 가진 꽃이다.
이 여섯가지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서 가장 으뜸이다.
세상을 향기롭게 하고 차를 통해 진리에 들고, 불을 밝히고 앞선 걸음을 옮기고 배고픔을 잊게 하고, 모든 과일로 풍요롭게 하고, 마지막에는 꽃으로 주변을 밝히는 것, 그것에 모든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다.
즉, 여섯 가지 지혜, 진리가 육법공양(六法供養)이다.
이런 비슷한 절차로 교회는 예배를 드린다. 즉, 모든 종교는 결코 이질적인 것이 아니다. 타인이 믿는 것도 인정하는 사상, 이것이 곧 원효스님이 주장한 화쟁이다. 부슬부슬 초여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성악들의 울림이 참 청명하여 번져 나간다.
신라의 최고의 유물은 만파식적(萬波息笛) 아니겠는가. 만파식적, 신라 때 전설의 피리, 그걸 일본에서 가져간 것을 한국은 되찾지 못했다고 한다. 문무왕이 죽어 해룡이 되고 김유신이 죽어 천신이 되었다는 전설에 기초한 피리, 그 구슬픈 피리 소리처럼 하늘에서는 구슬프게 비가 오돌오돌 떨면서 떨어진다.
그런 빗소리에 홍선지 선생의 아름다운 원효스님을 향한 찬가, 모든 궁중들은 그 절묘한 화음에 빠져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만 우두커니 바라본다. 아, 살아 60년, 죽어 천천년을 살던 원효 스님의 화쟁이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