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석황 안료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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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석황 안료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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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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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중흥을 꿈꾸다-능산리사지'(6.8~8.15) 특별전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안료인 석황을 사용한 채색칠기편을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 채색칠기의 꽃문양


이번에 전시된 채색칠기편은 흑색 칠 바탕에 황색 및 적색 안료를 번갈아 사용하여 6잎의 꽃문양을 표현했다. 이러한 삼색 채색칠기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뒷면에는 목제 그릇의 일부로 추정되는 나뭇결이 부착돼 있다. 특히 보존과학자들은 이 뒤편의 나뭇결을 이용하여 칠기편을 복원했다.


국립부여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는 이번 능산리사지 특별전을 맞아 색깔별 안료를 분석조사 할 수 있는 X-선형광분석기(micro-XRF)를 통해 능산리 출토 칠기편에 대한 심도 있는 정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채색칠기편 표면의 바탕에서 철(Fe), 진사(HgS), 석황(石黃, As2S3)으로 추정되는 안료를 발견했다. 칠기편의 흑칠 바탕에는 철, 붉은 꽃잎 채색에는 진사, 황색 줄기와 꽃잎에는 비소(砒素, As)를 함유한 석황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 됐다.


석황은 자황, 석자황이라고도 하는데 중금속인 비소를 포함하여 독성과 중독성이 강하며 주로 황토와 함께 황색 안료로 많이 사용돼 왔다.


중국에서는 4세기 동진시대 말기 및 돈황막고굴에서 석황의 사용이 보고됐고, 일본에서는 정창원 소장 유물 및 낙랑 왕우묘 출토 칠기에서 석황이 검출된 바 있다. 중국 명말(明末) 진계유(陳繼儒)는 『니고록(妮古錄)』에서 석황으로 소나무 껍질이나 단풍을 칠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655년에 그려진 「경수연도(慶壽宴圖)」에서 황색안료로 석자황이 쓰였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 능산리사지 출토 채색칠기(직경29.0cm)


우리나라의 경우 고대 안료 분석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 정밀조사에서 확인된 채색칠기편의 석황(추정)은 백제시대 회화에서 널리 사용했던 안료의 일종임이 확인됐다.


특히 이 채색칠기편은 흑칠 위에 붉은색의 꽃잎과 황색의 꽃잎줄기를 조화롭게 표현하여 탁월한 백제인의 예술솜씨를 보여주는 유물로 향후 백제시대 회화사 연구에 있어 귀중한 학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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