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속 비밀의 화원 ‘성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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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속 비밀의 화원 ‘성락원’
  • 관리자
  • 승인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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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에 자리 잡고 있는 사적 제 378호 ‘성락원’은 서울에 몇 안 남은 조선시대 별장이다.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이었고, 의친왕 이강이 35년간 별궁(別宮)으로 사용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쪽 아래 지역에 고요한 늪이 있다. 북쪽에는 물길을 내고 인공폭포를 만들었다. 늪의 서쪽에는 암벽에 ‘장빙가(檣氷家)’라고 새긴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것이다. 그의 독특한 서체를 확인할 수 있다.

선잠단지를 끼고 산등성이 방향으로 얼마간 올라가면 이내 ‘성락원’ 내에서 들리는 폭포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성락원’ 내로 들어가는 입구, ‘출입금지’를 알리는 A4용지 전면을 채우는 인사말(?)이 붙어있다.

애써 무시하고 올라가다 관리인에게 “빨리 나가라”는 재촉을 받았다. 왜 출입을 금지하는지를 묻자 "아무것도 모른다"는 퉁명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성락원’ 보수공사와 관련한 성북구청 문화재 담당자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12월 말경부터 시작하였으며 올해 일부 공사가 마무리 되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느 곳을 공사하는지 묻자 "성락원 입구를 시작으로 올라가는 순서대로 전체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어떤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지 구체적 답변을 기대했지만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성락원’ 밖 담을 따라 올라가다가 허물어진 담벼락에 임시방편으로 세워놓은 철판이 보였다. 낮은 담을 끼고 철판 너머로 보이는 ‘성락원’ 내 풍경은 무엇인가를 건축하는지 높다랗게 기초 철골이 건축되어 있고, 철골 밑으로 건축자재가 쌓여 있었다. 쌓인 건축자재 옆으로는 공사계획을 표시하는 안내판이 보였다.

문화재청에 문의한 결과 보수공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총 7억 1400만원으로 확인됐다. 국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언론에까지 감추어야 하는 속사정이 궁금하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사적 제 378호 ‘성락원’. 내년에 어떠한 사적이 되어 있을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먼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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