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이 필요한 문화재 수리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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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이 필요한 문화재 수리에 관한 법률
  • 관리자
  • 승인 2015.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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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사진-문화재청)

‘법’이란 일정 테두리의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 법률로 해당하는 국민들, 산업 종사자들, 더불어 모든 국민이 이해되는 바탕 위에 법이 정의 되어야 한다. 하지만 문화재 보호법 상, ‘수리 기술업’에 관한 법률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경이다.


 

근본적으로 법리적 해석을 위한 법률인지, 또한 문화재청에서 일방적으로 자청 산하 산업체를 옥조이기 위한 법률인지, 조례 규정 등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랄 수 있다.


 

이런 법률로 모든 수리기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어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보수공사에 참여하기 위한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 보수기술자 2인 상시 고용에 기능자 3인 상시 보유라는 조항이 있는데, 보수 기술자야 현장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에 상시 보유한다고 하지만 기능인 3인을 상시 보유하라는 규정은 어떤 산업 분야 건설 현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아마도 기능인 협회에서 소속한 기능인들이 고용이 불안하여 고용 보장을 받기 위해 의견을 개진한 모양인데, 이 또한 임시방편적 요소가 많다. 현장에 기능공은 공사 규모에 따라서 20명도 될 수 있고, 30명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처럼 모두 다른 회사에 고용이 되어 있다 보니 인력을 구할 수 없게 되고, 다른 회사에 취업한 상태에서 인력을 차출해 온다면 바로 이중 취업으로 법망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이 부분을 가지고 경찰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건 기능인과 회사 모두를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일이다.


 

기능인은 조건이 좋은 현장의 우수한 일자리를 찾아 옮겨갈 수 없으니, 우수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수한 현장 인력을 확보할 수 없어 숙련도가 저급한 기능인을 현장에 적용해야 하는 문제는 문화재 보수 공사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일이 없어도 늘 고정적으로 기능인을 보유하고 있어야 함으로 고정 비용이 더 발생하여, 문화재 보수 공사에 들어갈 예산이 인건비로 낭비되는 것이다.


 

보수 업체의 단청 기술자 보유 문제도 시급히 정비되어야 한다. 문화재 공사 특성상 단청은 자주 공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일 년에 한 두건이 고작인 단청 공사를 위해 기술자를 상시 보유하라는 규정은 결국 실질적인 공사비에 산정해야 하는 예산을 한 두건이 고작인 공사를 위해 인건비로 소비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처럼 한 두 군데 손볼 곳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밖에 아직도 문화재 공사 실적 현황을 문화재청에서 쥐고 흔들고 있다는 사실은, 문화재청이 만능임을 자처하는 ‘갑질’의 전형이다. 다른 산업 분야는 협회에서 실적을 관리함으로 산업 분야의 권한을 쥐고 실질적으로 협회 중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데 반해 예전부터 문화재청은 마귀라는 사람들이 있어 업체가 조그만 잘못을 해도 피도 눈물도 없이 행정처분에만 힘을 썼다. 그런 사람 몇몇을 알고 있는데 성질 같으면 이 자리에서 확 까발리고 싶은데 참기로 하고, 민간에 넘길 것은 과감하게 민간에 넘겨 자율적인 규제와 제도를 만들어내야 한다. 툭하면 설계 심사, 문화재 위원회 회의 등을 핑계 삼아 공사 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문화재청은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법, 규정, 조례 등을 과감하게 손질해야 할 것이다.


 

이제 변할 때도 됐다. 매년 같은 문제의 반복이라는 것을 문화재청도 잘 알텐데, 왜 이리 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문화재청 공무원들은 그저 감사원, 경찰에서 조사만 한다하면 벌벌 떨면서도, 자청 산업 분야의 문제가 무언지, 그들이 있어 자신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고 상생과 공존의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불쌍하지 않나. 문화재 업체는 법 조항, 관례, 등에 생소한 사람들이라서 경찰에서 조사만 한다 하면 잠을 못자는 소시민, 내가 보기에는 진정 착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보호해 주고, 그들과 더불어 산업 규모를 키워 실질적인 목소리를 내야 하는 문화재청은 자신들 안위만 걱정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봤으면 한다.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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