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마리 오층석탑, 스님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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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마리 오층석탑, 스님의 두 얼굴.
  • 이명구
  • 승인 2019.07.0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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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문화재 관리예산, 줄줄 새고 있다!

 


그렇잖아요 15억이든 20억이든 30억이든 많으면 좋겠죠,
그렇지만 우리가 상식선에서 들어올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하고, 제 입장에서도 그래야죠.
그래서 최소한 가격을 얘기한 거죠, 한 장(10억)이면 되지 않을까?하고...”
_<월림사 스님과 사찰 매입 희망자의 대화 녹취 中 스님의 말>

 

 

 

 

 

<전라남도 보성군 옥마리 월림사 전경>▲(사진=CPN문화재TV )

길게 이어지는 연등행렬이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전남 보성군 옥마리에 위치한 월림사. 대웅전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41호 옥마리 오층석탑과 관음전이 있고 아래쪽으로 요사채와 종각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여년 전, 석탑과 가건물 한 채가 전부였던 월림사는 현재 8동의 전각을 갖추며 보성군에서는 규모가 큰 사찰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월림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현장음) 월림사 주지
"하나하나, 대웅전도 도움 받지 않고 신도들에게 조금씩 십시일 반 모아서 지었고, 신도들도 조금씩 내가 다니는 절에 발전이 있으니까 할머니들이 좋아서. 같이 더불어 좋아하는 거지.
신도들이 조금씩 확보되고 (문화재가 있으니까 군에서) 보조도 받아서 짓고 그런 거지."
내가 와서 군소종단을 같이 모아서 대한불교화엄종으로 등록해서 하고 있어요.

 

 

 

 

 

<월림사 역사를 설명하는 주지스님>▲(사진=CPN문화재TV )

월림사가 현재의 모습으로 갖추게 된 것은 도 지정문화재인 옥마리 오층석탑 보수정비사업을 시작한 2005년부터입니다. 이후 13년간 도비와 군비를 합쳐 모두 12억이 넘는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41호 보성 옥마리 오층석탑>▲(사진=CPN문화재TV)

옥마리 오층석탑은 고려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약 6m, 상하 이중의 기단 위에 몸체돌과 지붕돌로 이루어졌다. 현재 석탑을 보면 위아래 돌의 색이 확연히 다르고, 기단은 마모가 심해 돌과 돌 사이로 손 하나가 들어갑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지원된 예산을 살펴봤습니다.

 

 

 

 

 

<보성 옥마리 오층석탑 예산지원현황(2005~2017)>▲(사진=CPN문화재TV )

13년간 12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지만, 석탑 보수나 정비에 대한 항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예산의 대부분은 전각의 신축과 개축, 담장 설치 등 석탑과는 상관이 없어 보이는 항목들입니다.

 

 

 

 

 

<훼손된 틈으로 손이 들어가고, 위아래 돌 색이 차이나는 보성 옥마리 오층석탑>▲(사진=CPN문화재TV )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 전화통화>
취재팀 -석탑에 대한 보수·정비는 언제 했나?
보성군청 담당자 - 2000년도 이후에는 (수리)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보존처리는 한 번 했어요, 재작년인가, 작년인가. 한번 했어요.

취재팀 - 석탑을 제외하고 주변정비사업만 이루어졌다는 게 이해가 안되는데..?
보성군청 담당자 -일단은 우리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을 거에요. 전체가, 보호구역 내의 정비사업으로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정비사업이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지방문화재에 이렇게 많은 예산이 지원되는 건 이례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 전화통화>
취재팀 - 보성군에서 월림사 이외에도 이정도 사업비를 지원한 곳이 있나요?
보성군청 담당자 - 아니요, 없습니다. 다른 곳은.

취재팀 - 예산 지원한 근거는요?
보성군청 담당자 - 근거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주변정비사업으로 하는 거니까.문화재 보수 지원 사업으로.

취재팀 -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거죠?
보성군청 담당자 - 네. 그렇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보성군의 얘기와는 달리 석연치 않은 예산지원의 상황은 더 있었습니다.
월림사는 2010년 극락전 개축, 2017년 무량수전 단청 및 담장설치 등의 명목으로 각각 1억 7천 백만 원, 1억 7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월림사를 방문했을 때, 월림사 어디에서도 극락전과 무량수전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극락전과 무량수전, 이 건물들은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

 

 

 

 

 

<보성 월림사 관음전>▲(사진=CPN문화재TV)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 전화통화>
취재팀 - 월림사에 극락전, 무량수전이 없던데 어떻게 된건가요?
보성군청 담당자 - 하나는 요사채고 하나는 탑 옆에 있는 그거(관음전)일거에요

취재팀 - 관음전이 극락전이고 요사채가 무량수전인거에요?
보성군청 담당자 - 네. (건축물)대장 상에는 그런데 실제 활용은 그렇게 하는 거 같은데...

취재팀 - 기존 건물의 이름을 임의로 바꿔서 예산을 신청해도 되나요?
보성군청 담당자 - 그건 한번 봐야 할 거 같은데..제가 한번 봐 볼게요..확인해 볼게요.


문제는 더 있었습니다.
보성군은 2005년 화장실 신축, 2009년 종각 건립 사업비로 5천만 원과 1억 9백만 원을 월림사에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두 건물 모두 건축물대장에는 없는 불법 건축물로 확인됐습니다.
화장실과 종각에 대한 건축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공사를 진행한 월림사와 그 공사비용을 지원한 보성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2015년에는 무허가 불법건축물인걸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 종각 단청비로 1억여 원의 사업비를 추가 지원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불법무허가 건축물인 월림사 종각>▲(사진=CPN문화재TV )

우리는 취재도중 주지스님의 목소리가 담긴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제보 받은 녹취 파일>
월림사 주지
"지금 한사람이 도하고 연결된 (문화재수리관련)사업하는 사람이 (예산지원신청에 필요한)모든 행정적, 서류적인 모든 걸 다 알아서 해요, 도(청)직원하고 군청직원하고 꽉 잡고 있어, (그런 사람이)하게 되면 돈을 주잖아요."


이 내용은 사실일까?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월림사 주지스님 전화 인터뷰>
취재팀 - 군에 예산 신청을 스님이 직접 하셨나요?
월림사 주지-업자가 개입이 되었죠, 제가 잘 모르니까. 스님들이 뭘 알아요. 대체적으로 (문화재수리)업자가 있고 그쪽을 잘 알고 하다보니까 다 일임을 시킨 거 에요.


문화재수리업을 하는 업자가 모든 관련예산 신청을 해서 모른다는 스님, 과연 스님은 예산지원을 받기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 일까?

<제보 받은 녹취 파일>
월림사 주지
"시골이 지역사회가 좋은 게 뭐냐면, 주지가 한 번도 바뀌지 않고 20년 넘도록 혼자 살았잖아요,
그러다보니 기관장들하고 유대관계가 꽉 되어있어서, 지금도 군의원, 도의원하고 돌아가면서 늘 밥을 먹고 해요.
그럼 꼭 필요한 거 한 가지 툭 던지면 지그들이 할 수 있는 거, 한 가지 탁 던지면 다 해결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역사회가 좋아요."


월림사 주지의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문화재보수사업 예산을 두고 사찰과 문화재수리업자, 지역 정·관계인사가 유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보성 월림사 요사채(무량수전)>▲(사진=CPN문화재TV )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월림사가 애초에 예산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문화재 보수정비 관련 예산을 받기 위해선 문화재에 대한 ‘관리권 위탁 계약’이 있어야합니다.

전라남도 문화재 보호 조례 시행규칙 제18조 1항을 보면
‘도지사는 조례 제32조에 따라 도지정문화재의 관리단체를 지정하는 경우에는 별지 제14호서식의 관리단체 지정서를 발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옥마리 오층 석탑의 소유자는 보성군입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월림사가 문화재 보수정비사업 예산을 받으려면 보성군과 문화재 관리권 위탁 계약을 맺어야만 합니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 전화통화>

취재팀 - 옥마리 오층석탐 관리권이 월림사에 있던데, (위탁)계약서 있나요?
보성군청 담당자 - . 계약서 없어요. 보성군에 관리권이 있어요, 국가소유죠. 보성군이 관리를 하는 거에요.

취재팀 - 소유와 관리권 모두 보성군에서 한다는 거죠?
보성군청 담당자 - 네


아무런 법적근거 없이 관련 예산을 지원 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성군청 담당자 - 주변정비니까요. 당해문화재 보수가 아니라. 보조금 사업이 주변정비사업이잖아요. 문화재 보수가 아니라. 주변정비사업은 굳이 문제가 될 거 같지는 않아서. 당해문화재보수는 우리가 직접 하고요.

전라남도 문화재보호조례 제31조와 제32조에 따르면,
도지정문화재의 소유자는 필요하면 그 문화재를 관리·보호할 관리자를 선임할 수 있으며 관리단체를 지정하면 지체 없이 그 취지를 도보에 고시하고 이를 알려야한다고 나와 있다.
그동안 보성군은 지정된 관리단체가 아닌, 아무런 권리도 없는 월림사에 12억이 넘는 도민과 군민의 세금을 지원한 겁니다.

계속되는 취재진의 질문에 보성군 담당자는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답합니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 전화통화>
보성군청 담당자 - 네, 원래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저 오고 나서 바로 초반에는 그런 내용을 인지를 못했었죠. 관리위탁에 문제가 있으면 위탁 계약을 해서 관리 단체를 지정해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고요. 그렇습니다.


소유권도 관리권도 없는 월림사는 문화재 보수 정비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혈세로 사찰을 증·개축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지해온 월림사의 가치는 얼마일까?

<제보 받은 녹취 파일>
월림사 주지
"여기가(월림사) 보성에서 제일 큰절이에요, 대원사가 있지만 광주에서 가깝고 보성에서는 이 절이 제일 커요.
사실 그렇잖아요 15억이든 20억이든 30억이든 많으면 좋겠죠, 그렇지만 우리가 상식선에서 들어올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하고, 제 입장에서도 그래야죠.
요새는 백세시대에 노후는 보장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조그만 암자 하나, 내 거처 만드는데 3,4억 정도 들테고, 나머지는 현찰 내가 노후대책으로 조금 갖고 있으면 그거면 되지 않겠느냐."

 

 

 

 

 

<보성 월림사 건축물 현황>▲(사진=CPN문화재TV )

문화재보수사업 명목으로 12억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지원 받은 주지.
부처님의 은혜와 할머니 신도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월림사를 이룰 수 있었다는 주지.
함께 만들었기에 더욱 보람과 즐거움을 느꼈다던 주지.
주지에게 월림사는 어떤 의미일까?

<제보 받은 녹취 파일>
월림사 주지
"(절을 팔더라도)같이 운영하는 걸로 해야 해요, 그래야지. 나야 상관없어요, 팔고 갔다고 욕하든가 말든가 가버리면 그만이잖아요.
근데 운영하는 스님이 에로사항이 있어요, 그러면 신도들이 스님을 못 믿는 것이 되어 버리잖아요.
일 년에 몇 번(초파일, 백중날 등) 내가 나와서 법회도 하고, 같이 운영한다고 내가 뒤에서 봐준다고 얘기하면서 내가 시간이 좀 지나면서 빠져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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