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歲寒’은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이른다. 또한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뜻하기도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겨울 추위인 세한을 함께 견디면 곧 따뜻한 봄날 같은 평안을 되찾게 될 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2020년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을 지난 24일 개최했다. 19세기 조선시대 ‘세한’과 ‘평안’을 대표하는 두 그림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와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한도>는 조선시대 형벌 중에서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유배형에 처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평안감사향연도>는 조선시대 관리들이 선망했던 평안감사로 부임한 영예로운 순간을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잔치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이 두 작품은 삶의 고락이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겨내고 기뻐할 수 있다는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 준다.
전시는 2부로 구성된다. 1부 “세한歲寒-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에서는 <세한도>의 모티프인 『논어論語』의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知松柏之後凋’, 즉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구절의 의미를 ‘세한의 시간’과 ‘송백의 마음’으로 나누어 감성적으로 전달한다.
손창근孫昌根(1929년생) 선생이 2020년 기증한 <세한도>을 비롯해 2018년 기증한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와 <김정희 초상화> 등 15점을 전시하고 <세한도>의 제작 배경과 전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상 5건을 상영한다.
2부 “평안平安-어느 봄날의 기억”은 <평안감사향연도> 3점을 전시하고 평안감사로 부임하여 부벽루浮碧樓, 연광정練光亭, 대동강에서 열린 세 번의 잔치를 다양한 영상으로 보여준다.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감사가 주인공인 지방 연회의 기록화이자 조선 후기 평양 사람들의 일상과 풍류를 풍부하게 담아낸 풍속화이다. 이번 전시는 평안감사뿐 아니라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 하나하나에 주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은 조선의 관리로서 겪을 수 있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과 가장 영예로운 순간을 상반되게 보여주는 <세한도>와 <평안감사향연도> 두 작품에서 착안해 기획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힘든 코로나 시기를 함께 극복해 소중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곧 찾아올 거라는 희망을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2020년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전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