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장인]삼대를 이어오는 전통 건축의 맥, 김진석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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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장인]삼대를 이어오는 전통 건축의 맥, 김진석 장인
  • 관리자
  • 승인 2010.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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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석 도편수



김진석 장인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삼대 째 전통 건축에 종사하고 있다. 방학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현장에서 심부름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수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요즘과 달리 먹고살기 힘든 시절에 목수 일을 했던 장인의 아버지는 아들이 목수가 되는 것을 크게 달가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목수일이야말로 자신의 천직이라고 믿었던 장인은 허드렛일도 마다않고 밤낮없이 일하며 아버지의 전통 기능을 전수 받았다.



이제 나이 마흔, 한 공사를 책임지는 도편수로서 젊다면 젊은 나이라 초반에는 일을 맡기기 꺼려하는 곳도 있었지만, 집 하나를 지어놓으면 입소문이 퍼져 이제는 장인의 이름 석 자를 믿고 공사를 맡기는 곳이 끊이지 않는다. 장인은 그 이유를 아버지에게서 배운 ‘꼼꼼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버지께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항상 꼼꼼히 해야 한다’고. 집을 만들 때 대충 만들면 당장은 티가 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집이 틀어지고 갈라지기 마련이라고요.”



그렇게 꼼꼼하고 까다로운 아버지의 성격 탓에 김진석 장인은 여태껏 큰 칭찬 한번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아마 앞으로도 평생 아버지 마음에 들기는 힘들 것 같다’고 하면서도,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 꼼꼼하게 작업한다는 김진석 장인. 전통 기능의 맥이 점차 사라져가는 요즘,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또 김진석 장인에게 이어 내려온 ‘꼼꼼한’ 장인 정신이 더욱 눈길을 끈다.







▲ 김진석 도편수



[김진석 장인 Interview]



- 전통 건축을 시작하신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95년도부터 했어요. 1995년도. 얼마 안됐지요. 아버지도 목수시고, 할아버지도 목수시고 그래서 아버지가 하시다보니까 접하게 되고... 따라다녀 보니까 나름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옛날 어르신들은 배고파서 했다는데 제 세대는 또 그런 건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재밌었고요.



- 부친께서는 주로 어떤 건축 일을 많이 하셨나요?

주로 아버지는 문중 쪽을 좀 많이 하셨어요. 궁궐 쪽 일을 하다보면 궁궐 쪽 일이 많이 들어오고, 사찰 일을 하다보면 또 사찰 일이 많이 들어오고... 일이라는 것이 좀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문중 일을 좀 했어요.



- 할아버지에 관해 기억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했을 때는 다 일 손을 놓으시고, 제가 군대 갔을 때 돌아가셨는데요. 대전이나 홍성 그쪽에서 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구루마를 일하러 가기 전날에 집 지어달라는 분이 보낸대요. 목수 연장이 많잖아요. 그럼 구루마에다가 다 싣고, 끌고 왔던 분은 싣고 가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맨 몸으로 가서 일하고 그러셨다고 하더라고요.



- 아버님한테 전수받은 전통 기능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자귀질, 손으로 하는 톱질 등 전통 도구 사용법을 배웠어요.



- 요즘은 전통 도구 사용법을 모르는 목수들도 많다던데요.

옛날 것, 연장 쓰는 요령이나 연장 쓰는 것에 대해서 알아야지요. 알고서 요즘 전동공구나 그런 것을 써야지 옛날 것을 모르고 요즘 것만 하다보면 나중에 가서는 모르니까요. 옛날 자귀질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 그런데 그런 것을 국가적 차원에서 신경을 써서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해요. 이번에 숭례문도 옛날 전통방식으로 한다니까...대장간도 하시고. 적어도 큰 국보급의 경우에는 그렇게 해나가지 않을까요.







▲ 여주 건축공사 현장



- 부친에게 기능을 전수받으면서 정신적인 영향도 많이 받았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꼼꼼히 해야 한다’고요. 예를 들어 지붕에서 작업을 하잖아요. 팔작집 같은 것은 지붕에서 잘 눌러주고 잘 해야 돼요. 아니면 뒤집어 지거든요. 뒤집어 지다보면 기와가 올라오고 막 그러기 때문에 그런 것을 꼼꼼히 잘 눌러주고 해야 된다고 말씀을 하셨죠.



- 전통 건축 일은 일반 건축에 비해 어떤 매력이 있나요?

이 일은 희소성의 가치에 의해서...매력이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나무를 만지고 그러니까 시멘트 만지는 일반 건축에 비해서 건강면에서도 좋지요. 앞으로는 웰빙이나 그런 것 때문에 금액 차원에서 좀 비싸도 일이 많을 거라고 봐요.



- 전통 건축 기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통의 기법은 제가 봤을 때, 끈기가 있어야 돼요. 하루아침에 되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집도 올해 가서 본 것 하고 내년 가서 본 것 다르듯이 기법도 끈기를 갖고 차근차근 해야 하는데 끈기가 없으면 안되죠. 보통 목수일 배운다고 오고 그러면 적어도 2, 3년은 지나야 5년까지는 가요. 근데 3, 4개월 하다가 자기가 생각에 ‘이건 아니다’ 그러면 딴 데 가시고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그냥 목수일이 천직이라고 생각을 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다른 분들이 또 알아주시고 그러리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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