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장인]전통 건축에 옷을 입히는 김성규 단청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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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장인]전통 건축에 옷을 입히는 김성규 단청 장인
  • 관리자
  • 승인 201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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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의 여러 가지 빛깔은 장엄하고 화려하게 전통 건축물의 멋을 한층 더해준다. 그래서 단청을 하는 것은 전통건축의 옷을 입히는 작업이고 말을 한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건축물의 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성규 단청 장인은 집안의 어른 중에 단청 거장이 있어서 열다섯 어린 나이부터 단청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 단청의 거목 박준주 선생의 수하로 들어가 지금까지 전통 단청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도 광주의 단청 작업 현장에 그를 만나러 간 날은 봄비 치고 상당히 많은 비가 오고 있었다. 살속까지 추운 날씨에도 속에서도 대웅전의 단청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김성규 장인을 보면 추위마저 잊은듯 했다.

밤에도 붓을 들으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따라 지금도 자기 전까지 붓을 들고 세모든 네모든 그린다는 김성규 장인. 그는 작품의 욕심만 부리고 돈 욕심은 부리지 못해서 큰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단청을 하면서 한 번도 힘들다고 느낀적이 없었다고 한다. 김성규 단청 장인을 만나 살아온 전통 장인으로서의 삶과 우리의 전통 단청에 대해 들어본다.





▲ 김성규 단청 장인


단청에 입문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 초등학교 졸업 후 집에 있기 좀 그랬고 또, 백부님이 스님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방학과 동시에 절로 들어가서 스님 도와드리고 잠깐 1년 반 정도 심부름도 하고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바로 문중 어른 중에 단청 거장이 계세요. 지금은 작고 하셨는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단청장 신언숙 선생님이라고. 사실은 육촌 매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집안의 어른이 단청 거장이시니까 자연스럽게 일을 배우게 됐죠.


처음 배우실 때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 글쎄요. 어렸을 때 심부름 하고 뭐라고 해야 하나 부재부분, 지금 촉가제라고 하는데 그게 이제... 맨 처음 했던 일이 석간주 칠을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박준주 선생님과 인연을 맺게된 계기는??


- 73년도 영빈관 단청을 신언숙 선생님이 했거든요. 청와대 영빈관이 아니고 지금 남산 장충체육관 옆 신라호텔을 옛날에 영빈관으로 사용했어요. 그때 이북에 박찬선 씨가 온다고 해가지고 부랴부랴 야간작업을 해서 단청을 했었거든요. 그걸 끝으로 박준주 선생님 쪽으로 갔죠. 그때 당시 그걸 하고 해인사 대적광정 개금을 하러 그쪽으로 가게 되면서부터 박준주 선생님 문하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 단청 작업 중인 김성규 장인


박준주 스승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 아 저희 선생님은 저한테 있어서 참 너무나 고마우신 분이죠. 모든 것을 그냥 하나도 흘리지 않게 잘 배우게끔 지도해주셨던 그런 분이고 다른 사람은 모르겠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선생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단청 도안을 해도 너무나 세밀하게 하시고 굉장히 꼼꼼하시고 안하려면 딱 손을 놓으라고 하셨었죠.




박준주 선생님에 대한 추억은?


- 선생님께서 저희한테 항상 남과 같이 살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으니까 노력을 더 하는 사람만이 모든 것이 더 이루어 지지 않겠냐고 밤에도 붓을 들라고 말씀하셨어요.지금도 자기 전에는 예를 들어서 붓을 잡고 선을 그어도 네모를 치든 세로로 가든 항상 붓을 잡으려고 하지요.






▲ 단청 작업 중인 김성규 장인


단청을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맡아서 한 때는 언제인가요?


- 옛날 일본 집 이었는데 선생님이 일을 하려고 했다가 선생님이 교통사고 인지 겨울에 낙상해서 미끄러졌는데 지금까지도 제가 확실한건 모르겠는데 그래가지고 선생님이 참여를 못하게 돼서 제가 일을 마무리하게 되면서부터 제가 일을 맡아서 했어요.


한국단청의 특징을 설명해 주시죠.


- 특징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만이 색과 문양이 다양하고 화려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문양자체가 정밀하고 탁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금문이고 단청문양이 이어지는 게 중국 문양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저희 단청은 화려함과 장엄, 도안의 극치미라고 할까요.






▲ 김성규 장인이 작업 중인 용화선원 대웅전


단청 작업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 일단 발판작업 하고 나서 먼지도 한 번씩 털고 청소를 합니다. 청소하고 목재 부분 이랄까요. 부연에서부터 맨 밑에 석가래, 돌청방, 기둥까지도 전부다 아교를 칠해주고 그러고 나서는 초벌칠을 한 번 해줍니다.

다음으로 바탕색을 도안이 들어갈 부분을 전부 다 칠해주고. 옛날에는 초벌칠 하고 나서 초를 내서 도안을 해서 치고 했는데 양녹이고 뭐 손수 다 틀고 했는데 요새는 그걸 틀다 보면은 정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워낙 품이 많이 들어가니까……. 두번째 양녹색을 칠해놓고 부재 맞게 도안해서, 좆바늘이라고 해서 바늘로 필선을 구멍을 뚫어야 되거든요. 간격이 너무나 멀면 타원 할 때 잘 안 나와요.
가깝게 쭉 뚫고 나서, 호분가루를 가재에 쌓아가지고 주먹만 하게 만들어서 구멍 뚫은 도안을 부재에 대고 두들기면 호분이 구멍 사이로 들어가서 형태가 나와요. 그렇지 않고서 그려가지고는 일률적으로 똑같이 맞출 수가 없어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선조들의 지혜가 대단하긴 대단하죠. 그걸 못해가지고 어떤 사람들은 그려서 한 사람들도 있고 했어요. 그런 것은 부연이나 석가래 보면 모양이 안 맞아요.
그리고 나서 양녹이라는 것은 옛날에는 일일이 선 하나하나 썼는데, 요새는 쓰지 않아요. 하엽만 쓰게 되면 녹자리는 그대로 나타나니까. 하엽 쓰고. 장단, 삼청 순서대로 가면서 채색을 하고 있어요.

채색이 완료되면 각문양의 윤곽선에 먹선과 분선을 넣어 도채를 완료합니다. 마지막으로 단청이 완료되면 빗물이 들이치는 기둥과 같은 부분에 2회이상 들기름을 도포해야 됩니다.






▲ 김성규 장인이 작업 중인 용화선원 대웅전



단청작업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 단청을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어떤 친구들은 어쩔 수 없이 한다는데, 저는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너무나도 단청이 좋아서 한 번도 힘들다 느낀 적도 없고, 단청을 하면 평안한 상태고, 산에 와서 단청 작업을 하면 마음이 편해요. 일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좋은 도량에 와서 좋은 건축물에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하는데 얼마나 좋습니까.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은 대로, 일단 옛날에 기본은 밑바탕에 깔아놓고 제가 하고 싶은 것, 도안도 뭐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하려고 하거든요. 100%는 바꿀 수 없지만 이 건물은 김성규라는 사람이 했구나 하고 사람들에게 알릴 정도는 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이 앞으로 생각하시는 미래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 장인이 뭐 큰 꿈이 있겠나요.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조용한 곳에서 작업하면서 후학 양성하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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