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등재 임박한 '장 담그기 문화', 민간 장고 복원 필요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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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임박한 '장 담그기 문화', 민간 장고 복원 필요성 커진다
  • 이민규
  • 승인 2024.11.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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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장고 복원과 체계적 전통 계승,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 지원 요구

전통 장류 발효 문화인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네스코는 11월 5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유네스코 무형유산 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최종 등재된다면 한국은 총 23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정부는 2018년 ‘장 담그기 문화’를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한 후, 2022년 유네스코 등재를 신청하며 전통 장류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네스코 평가기구의 권고안이 무형유산 위원회에서 번복되는 일은 드물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등재라고 볼 수 있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2월 2일부터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 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삼국시대부터 즐겨 먹었다고 알려진 우리의 장(醬)문화는 한국 음식의 맛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콩을 재배하여 메주를 만든다. 잘 띄운 메주로 장을 담근 뒤 장이 익기를 기다렸다가 가르기를 한다. 가르기를 한 장은 다시 시간을 지나며 발효의 과정을 거쳐 건강을 주는 한식문화의 근본이다.

 

메주 만들기 (사진=CPN문화재TV)
메주 만들기 (사진=CPN문화재TV)

 

한겨울 동안 긴 숙성과 발효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장 문화는 우리 선조들의 일 년 먹거리 농사로 특히 장 가르기를 통해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이 동시에 만들어지고, 지난해 사용하고 남은 간장에 새로운 간장을 더하는 각 집안 고유의 씨간장 문화는 한국만의 독창적 문화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 왕실 전용 ‘장고’에서 상궁이 직접 장을 담가 관리했으며, 장고는 단순한 보관 공간이 아닌 왕실 식문화의 상징이었으며, 민간의 집마다 있던 한국 전통 식문화의 근본이었다.  아파트 문화가 시작된 이후로 장고는 점차 사라져 버렸다. 현재 장고의 유일한 국가 관리 장소는 2005년 복원된 경복궁 장고뿐이다. 과거 궁중에서 사용된 장독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정도이다.

 

유네스코 등재를 앞두고 민간 장고 복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의 등재를 계기로 국가 차원에서 전통 장 보관 문화를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전통 장 보존을 위한 민간의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단법인 한국전통장 보존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전남의 기순도 간장 명인은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 장 문화를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다.

 

370년 된 씨간장과 장고를 지켜오고 있는 양진재 종가의 10대 종부인 기순도 명인은 다양한 전통 장 문화 체험과 이론교육을 통해 장류의 역사와 이해도를 높여 실제 식생활에서 실천하게끔 이끌고 있으며, 이화여대·서울여대를 비롯한 대학에 찾아 전통 장 수업을 가진 것을 비롯하여 주부와 외국인,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 장 체험교육도 진행해 오고 있다.

 

간장 숙성 모습 (사진=CPN문화재TV)
간장 숙성 모습 (사진=CPN문화재TV)

 

‘기순도 발효학교’라는 명칭의 교육 사업을 운영해 오면서 매년 10명의 수강생을 배출해 장 담그기 과정을 이해하고, 발효 장류의 가치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전통 장 문화의 중요성을 이해하며 한국 음식을 제대로 알리는 기회의 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기순도 발효학교 모습 (사진=CPN문화재TV)
기순도 발효학교 모습 (사진=CPN문화재TV)

 

종가의 장고지로 프랑스·영국·등 11개국 24개 일류 요리사 팀이 방문하여 장 담그기 행사 개최와 유네스코 파리 본부에서 한국 발효식품의 미학을 개최하는 등, 국내외를 넘나드는 장 문화 홍보활동과 더불어 전통 장 문화와 사라져 버린 민간 장고 복원을 위한 세미나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현재 명인의 전통장 보존연구회는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의 공모에 선정돼 민간 장고 복원과 관련된 타당성 조사 및 교육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민간 장고가 조성된다면, 이는 단순한 복원을 넘어 장류 산업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 슬로우 푸드로서 장 담그기 문화를 체험하고, 전통 농업과 교육을 결합한 6차 산업 형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특히 연간 한 차례만 개방되는 경복궁의 장고와 달리, 복원된 민간 장고는 전통 장류 제조 과정 시연, 체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살아있는 전통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전통 장 문화의 체계적 계승과 세계화를 위해 활동 중인 전통장 보존연구회 고훈국 이사는 "장 담그기 문화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전통 음식 문화의 근간으로 전통 장고 설립을 통해서 한국 전통 음식 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순도 명인은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가 단순한 문화 자산의 기록을 넘어 장 담그기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장고 복원 및 전통 발효 문화 계승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 기순도 명인의 장고 전경 (사진=CPN문화재TV)
전남 기순도 명인의 장고 전경 (사진=CPN문화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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