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보존 넘어선 적극적 활용 방안, 이제는 필요할 때
조선 왕실의 장문화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경복궁 장고가 활용되지 못한 채 침묵하고 있다. 전통 장(醬)의 역사를 담은 장고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 담그기'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와 예산 문제로 대중에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전통을 품은 공간, 그러나 원형 그대로는 아니다
경복궁 장고는 조선시대 왕실의 장을 보관하던 공간으로, 그 상징성과 역사적 가치는 크다. 그러나 복원된 장고에 전시된 장독대는 원래 이곳의 것이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장독대를 자문을 통해 수집해서 취사선택해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방되지 않은 문화유산
장고는 현재 관람객에게 상시 개방되지 않는다. 장독이 야외에 그대로 노출돼 훼손 위험이 크고, 관리 인력 및 시설 문제로 인해 관람이 제한되고 있다. 관계자는 "면적의 크기로 인한 관리 및 보존 문제로 관람객 출입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활용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복원 이후, 장고는 몇 차례 전통 행사의 장으로 사용됐다. 특히 재작년에는 장 담그기 행사를 열어 대중에게 공개되기도 했지만, 작년에는 내부 사정으로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관계자는 "복원된 다른 전각과 장고를 포함한 공간 전체를 고려해야 하기에 예산과 관리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빛나는 유산, 활용은 왜 이뤄지지 않나
장 담그기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작 이를 대표할 경복궁 장고는 이러한 성과를 대중과 나누는 데 소극적이다.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도 장고와 관련된 정보나 관리 현황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공개 가능한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장고에 대한 대중적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밝혔다.
전통을 살리는 진정한 활용 필요
장고는 조선 왕실의 전통 장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유네스코 등재와 같은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그 가치를 잃고 있다.
장고가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 남지 않고, 대중과 교감하며 전통을 이어가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중과 전문가의 관심이 모인다면, 장고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한국 전통 문화의 진정한 상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