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깬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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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깬 장인
  • 관리자
  • 승인 201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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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안암 (충남 논산 상월면 대명리 지효암 경내)


“애초에는 벽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보조목을 인방에서 중방, 중방에서 장여 위 창방 밑까지 일일이 보조목을 세웠던 거에요. 다 세우고 전면 기둥 가운데에서 저 뒤까지 장보 2개를 넣고, 또 가운데 기둥에서 저쪽 측면 기둥으로 연결을 모두 했습니다.”



기울거나 틀어진 건물을 해체없이 그대로 옮기거나 바로잡는 일, 또는 탑 등의 석조건물을 옮기거나 바로잡는 일을 드잡이라고 하고, 드잡이 일을 하는 사람을 드잡이공이라 부른다. 작년 9월 충북 청원에 위치한 보성 오씨 사당에 이어 두번째로 홍성표 드잡이 장인이 작업한 현장을 방문해 보았다.



충남 논산 상월면 대명리 지효암 경내에 위치한 지안암이라고 불렸던 목조건물이 있는데, 홍성표 드잡이 장인은 산의 경사가 거의 45도에 육박하고 길이 또한 15M에 달해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드잡이 작업을 2005년도에 공사 소요기간 약 110여일 동안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장인이다.





▲ 홍성표 장인(드잡이)





▲ 당시의 작업 설명

“기둥 밑에 토대나무를 받치고 지면 위에 토대나무를 또 깔고 둥근 굴림쇠를 25전 간격으로 깔고 집을 밀면 되는데, 중량이 있기 때문에 4대를 작키로 밀었는데 안에서도 4대를 작키로 밀었어요 똑같이...”


“집을 밀면서 앞부분의 아래쪽에 생기는 공간은 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쌓아서 올라가다 보면 집의 하단부와 맞춰지는데, 그 후에 조금씩 이동시켜 주면서 뒤쪽 부분의 흙을 파내고 건물의 수평을 맞추면서 반복적으로 작업하면서 경사진 곳에서부터 15M를 이동시킨 거에요.”





▲ 건물이 원래 있었던 곳

작업하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설명만 들어도 작업규모가 상당함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아무런 하자없이 마무리 했던 것에 대해 홍성표 장인은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 도환스님 (지효암)

지효암의 도환스님에게 당시의 작업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Q. 건물을 옮길 수 있을지 그 당시 주민들이 반신반의 했다고 하던데...


A. (건물이) 옮겨진다는 것은 사실 좀 어려웠었죠. 워낙 흙이 좋은 토질이 아니었고, 겨울에 진행된 공사였고, 거의 수작업으로 조금씩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더군다나 예상했던 하중보다 더 무거워서 작업이 더 어려웠을 거에요.. 저도 반신반의 했었죠...


Q. 홍성표 장인이 작업을 맡게 되었을 때는 어떠했습니까?.


A. 어려운 작업이지만 자신 있어 하셨어요. 또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하시는 분도 드물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거리도 멀었고 올라가는 길보다 내려가는 길이 힘들다고... 완성이 된 후에 동네분들이나 다른 분들이 가끔씩 와서 보고 어떻게 옮겼나 하는데 저는 실질적으로 작업현장을 봤고, 옮기는 것을 매일 보다시피 했어요...





▲ 지안암 (충남 논산 상월면 대명리 지효암 경내)




지효암의 도환스님이나 동네분들 및 다른 장인들도 반신반의했던 작업을 홍성표 장인은 그야말로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드잡이 작업을 마무리했던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깬 분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동네 사람들이 작업이 될 것이다, 안 될 것이다라는 주제로 내기를 했을 정도로 당시 어려웠던 작업이었다고 홍성표 장인은 회상하였다. 점점 편리함만 추구해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가 무언가 잃고 있는 것은 없는지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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