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취재] 보물 제2029호로 지정된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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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재] 보물 제2029호로 지정된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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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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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李寅文 筆 江山無盡圖)>▲(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일부>▲(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8세기 후반~19세기 초 궁중화원으로 이름을 떨친 이인문(李寅文, 1745~1821)이 그린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를 보물로 지정했다.

이 그림은 총 길이 8.5m에 달하는 긴 두루마리 형식으로 조선 말기 학자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가 소장했던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전통적 화제(畵題)인 ‘강산무진(江山無盡)’을 주제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경관을 형상화하였다.

웅장한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린 것으로, 광활하고 넓은 구도에서 시작하다가 우뚝 솟아오른 절벽이 나타난 전반부와 험준한 산세가 중첩되어 광활하게 그려진 중반부, 그리고 다시 잔잔한 풍경으로 연결되는 3단계 구성은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의 <촉잔도(蜀棧圖)>(1768년, 보물 제1986호)와 많은 유사성을 보여준다.

‘강산무진도’는 산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촉잔도> 보다 풍속적 요소를 현실감 있게 결합시켰고 표현에 있어서도 붉은색과 연두색을 많이 사용해 화사한 분위기를 극대화한 점, 산의 생김새를 더욱더 또렷하게 묘사해 박진감을 더해준다는 점에서 이인문의 개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처럼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한국회화사에서 보기 드문 장권(長卷)의 산수화로서 전문 직업 화가로서 그의 높은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특히, 다양하고 변화 있는 화면구성이라든가 와문(渦文) 형태의 바윗결, 그리고 몸이 뒤틀린 소나무의 모습 등에서는 그의 뛰어난 기량과 더불어 그만의 특색이 엿보인다.

그의 이러한 화풍은 조선 후기와 말기의 여러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광활한 산수 표현과 정교하고 뛰어난 세부 묘사가 일관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조선 시대 회화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취재팀 박혜린 기자
hellolin23@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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