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 고원의 붉은 보석 커피체리와 라오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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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벤 고원의 붉은 보석 커피체리와 라오스 커피
  • 이경일
  • 승인 2020.01.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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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남부지역은 최대의 커피 생산지인 볼라벤 고원이 위치해 있다. 수도 비엔티엔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10여분 비행을 하면 남부의 중심 도시인 팍세에 도착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비엔티엔에서 자동차로 8~9시간을 달리면 도착 할 수 있다.

 

팍세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 다음으로 큰 도시이다. 라오스 남부의 최고 인구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커피 체리가 펼쳐진 볼라벤 고원은 팍세 북쪽의 팍송에 위치해 있다. 팍세의 북쪽 팍송으로 가기위해서는 자동차로 한 시간여를 더 달려야 한다.

 

창밖으로 한적하고 평화로운 남부 평야가 수평선을 이룬다. 남부의 넓은 평야는 논이 대부분이다. 잎이 넓고 무성한 열대의 키 큰 나무들이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큰 나무 아래나 가까이에는 원두막처럼 생긴 작은 나무집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아마도 더위를 피하기 위한 열대지방만의 특징인 듯하다.

 

라오스는 1년 동안 3모작을 한다. 벼의 이삭만 짧게 잘라서 수확을 한다. 이삭만 잘려 풀밭이 된 논에서 소들의 풀 뜯기가 한창이다. 가끔씩 도로를 가로지르는 소떼 무리를 만나고, 그때마다 달리던 자동차는 멈춰 선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도로 양쪽으로 죽 늘어선 커피나무와 바나나나무는 모든 여행자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커피나무의 붉은 체리(커피콩)
커피나무의 붉은 체리(커피콩)

 

커피나무가 늘어선 사이로 대규모 커피농장과 그 생산된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보인다. 대나무로 오솔길이 만들어져 있는 농장으로 들어갔다. 커피 농장과 카페를 함께 하는 곳이다. 카페 뒤쪽으로 커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의 늘어진 가지를 당겨 자세히 살펴보니 길쭉한 가지마다 다닥다닥 커피콩이 붙어 있다. 잘 익은 붉은 체리와 아직 익지 않은 초록 체리가 서로 섞여있다. 커피콩의 수확은 일일이 손으로 빨갛게 익은 체리를 따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악마처럼 검지만 천사처럼 순수하고, 지옥처럼 뜨겁지만, 키스처럼 달콤하다.’ 커피를 일컫는 표현이다. 커피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전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되었다.

 

커피의 맛은 한국인의 기호에 잘 맞는 구수함이 제일 먼저 느껴진다. 갖 내린 커피의 향이 카페에 퍼지더니 이내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커피나무 숲으로 흩어진다. 갖 생산되어 볶은 원두로 내린 신선한 커피는 제일 먼저 눈과 코끝으로 맛을 느끼게 하고, 입술을 적시며 목 뒤로 넘어간다.

커피 농장의 카페
커피 농장의 카페

 

볼라벤 고원은 아라비카 커피의 생산지로 대부분 유럽으로 수출된다. 비옥한 화산토와 풍부한 강수량으로 커피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해발 800~1200m로 커피벨트(북위 25~남위 25)에 속해 최상 품질의 커피가 생산된다.

 

라오스에 커피가 재배된 시기는 프랑스 식민 시절인 1920년 무렵으로 한 세기에 가까운 역사와 커피 재배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크레마가 풍부하고, 풍미가 좋은 아라비카 원두와 주로 인스턴트용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는 특별히 유기농으로 재배되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라오스 전체 수출 품목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라오스에서 커피는 중요한 품목이기도 하다.

라오스  대표브랜드 시눅커피
라오스 대표브랜드 시눅커피

 

커피콩은 1년에 두 번 수확된다. 빨갛게 잘 익은 커피 체리를 손으로 직접 따고, 체리의 껍질을 벗겨 세척을 한다. 깨끗하게 씻은 열매를 일주일 동안 햇볕에 건조시킨 뒤, 완성된 생두는 로스팅 작업을 거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갈색의 원두가 되며, 블랜딩 과정을 통해 비로소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완성되는 것이다.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세밀하고 까다로운 여러 가지 작업들이 동반되는 것이다.

농장의 야외 카페는 여행객의 쉼터 역할도 하며, 농장주의 커피 강의도 들을 수 있다. 피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특별한 선물이다.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커피의 맛과 취향에 맞게 내린 커피를 마시며 떠올리는 여러 가지 생각들은 커피가 인간에게 주는 또 다른 선물일 것이다.

 

라오스인의 정성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생산되는 볼라벤의 유기농 커피, 한국인의 기호에도 딱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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