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알리기 - 익살스런 표정과 재담으로 풀어내는 해학과 풍자의 미(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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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알리기 - 익살스런 표정과 재담으로 풀어내는 해학과 풍자의 미(美)
  • 이경일
  • 승인 2020.02.2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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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예능보유자, 임형규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신에게 지내는 제사. 정월 초하룻날 아침 마을 사람들은 서낭당에 모여 굿판을 펼치고, 국신당과 삼신당을 거쳐 옛 동사 앞마당에 이르러 탈놀이를 시작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의 안녕을 위해 신을 즐겁게 하여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으려는, 수호신께 드리는 제사이자 마을의 큰 축제였다.

당제(사진=문화재청)
당제(사진=문화재청)

무동마당,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과 선비마당까지 탈놀이 여섯 마당은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양반과 천민 구분 없이 어울리며 노래와 춤을 펼쳤다.

화회별신굿탈놀이 예능보유자 임형규. 안동에서 태어나고 안동에서 자란 그. 스무 살 무렵 안동에 우리 문화 찾기 운동이 일어났고, 그때부터 안동 고유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민족문화말살정책에 의해 단절되어버린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존재를 마주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몇몇 젊은이들의 뜻이 모아져 안동하회가면극연구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전승자를 찾아 나섰다. 1980년 하회별신굿탈놀이 초대 보유자로 인정된 이창희 선생을 만나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뿌리를 찾아냈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일은 더욱 어려웠다고 한다.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다. 회원을 모집하러 가면 반응은 싸늘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며 회원을 모집했고, 꾸준히 배우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를 지금까지 이끌어준 것은 힘을 북돋아주는 그 사람들과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대한 애정이었다.

양반선비놀이(사진=문화재청)
양반선비놀이(사진=문화재청)

하회탈의 특징은 코와 눈, 주름살이 잘 조화되도록 제작되어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다. 턱을 들면 밝고 유쾌한 표정이 되고, 내리면 화난 표정이 된다. 보는 방향에 따라 표정이 다르다. 또한 턱을 분리해 제작함으로써 대사 전달이 분명하며 말을 할 때마다 턱이 움직여 표정의 변화가 다양해지는 것이다.

 

반상이 엄격히 구분된 신분사회에서 탈놀이를 통해 모두가 어울렸던 소통의 문화’. 별신굿 기간에는 양반과 상민, 부자와 빈자로 나누어진 사회 속 억눌린 감정과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양반과 상민 구별 없이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였다.

 

전통문화는 한 시대에 끝나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담긴 정신과 가치를 알고,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새롭게 조명되어 뜻 있는 사람들이 그 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무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시작한 하회별신굿탈놀이 맥 잇기의 길을 걸어온 임형규 예능보유자는 죽는 날까지 탈을 쓰고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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