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따라 전래된 민속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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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따라 전래된 민속놀이
  • 이경일
  • 승인 2020.07.1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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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東萊野遊)

야류(野遊)는 경상남도 내륙지방에서 행해지던 오광대가 바닷길을 따라 수영·동래·부산진 등에 전래된 것으로, 주요무형문화재 제 18동래야류는 음력 정월보름에 행해지는 세시민속놀이로 그 해 농사를 점치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행해졌다고 한다. 100년 전 인근 수영야류를 보고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며, 근래에는 대중오락적인 놀이로 공연되고 있다.

 

야류란 이름은 넓은 들판 같은 곳에서 놀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오광대가 전문연예인에 의해 행해진 도시가면극이라면, 야류는 비직업적인 연희자들, 즉 마을사람들에 의해 진행된 토착화된 놀이이다.

동래야류 - 말뚝이춤(사진=문화재청)
동래야류 - 말뚝이춤(사진=문화재청)

 

음력 정월보름에 행해지는데, 준비과정은 음력 정월 초사흗날부터 동네 각 집을 돌며 지신밟기를 하여 비용을 마련하고, 음력 정월보름날 동부·서부간의 줄다리기가 끝난 이튿날 밤에 동래 중앙통 광장 패문리(牌門里)에 무대를 가설해놓고 놀았다.

 

무대는 관중이 삼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놀이는 밤에 연희되므로 연희 때는 무대 좌우 적당한 곳에 불을 밝히고 제등(提燈)을 공중에 달았다.

 

놀이는 앞뒤 둘로 구별되는데, 앞은 길놀이와 군무 및 잡희로 이루어지고 뒤는 탈놀이다. 들놀음을 하는 날 해가 지면 먼저 길놀이를 한다. 그리하여 놀음판에 도착하면 길놀이에 참가하였던 사람들이 모두 함께 춤을 춘 뒤 탈놀음이 시작된다. 탈놀음은 모두 4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과장은 문둥이가 나와 미쳐 날뛰다가 딩굴면서 춤을 춘다. 이것은 문둥이의 원한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과장은 양반들에게 하인 말뚝이가 불평불만을 토로하면서 양반을 모욕하는가 하면 때로는 곁말로 조롱하기도 한다. 나중에는 샌님의 대부인과 사통(私通)하였다고 하며 양반의 체면을 여지없이 손상시킨다. 셋째과장은 영노라는 괴물이 등장하여 양반을 한층 신랄하게 모욕하는데, 양반은 자신을 양반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아가서는 사람이 아닌 짐승·똥 등 온갖 것이라고 한다. 넷째과장은 영감이 첩을 얻자 본처의 시기와 질투로 인하여 본처와 첩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영감은 화병으로 죽고 만다.

동래야류 - 길놀이(사진=문화재청)
동래야류 - 길놀이(사진=문화재청)

 

놀이가 끝난 뒤에는 탈을 마을의 동사(洞舍)나 공청(公廳)에 보관했는데, 이는 탈에 악귀가 붙는다고 생각하여 집에 보관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반주악기는 대체로 타악기를 사용하며, 굿거리장단에 맞춰 추는 덧뵈기(탈놀이)춤이 주를 이루는데, 특히 말뚝이춤과 양반춤이 대표적이다. 동래야류는 같은 계통의 오광대 탈놀음과 달리 오방신장춤과 파계승에 대한 풍자, 사자춤 등이 빠져 있다.

 

코로나 19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어 문화의 향수가 절실한 요즘, 내년 정월대보름에는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놀이에 직접 참여하고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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