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기도 도량(道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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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도 도량(道場)
  • 관리자
  • 승인 2009.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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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도 도량(道場)


땅 끝의 조그마한 요새 ‘도솔암’



대한민국 최남단 반도의 끝자락이다. 해남군 송지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곳은 땅끝이다. 더 이상의 막막함이 아닌 또 다른 출발선상에서 ‘도솔암’을 만난 것이다. 중국의 장가게가 있다면 반도의 끝자락엔 도솔봉이 있다. 새의 넓은 날개가 필요하다. 인간에게 날개가 있다면 세상의 끝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 도솔암


가시넝쿨과 같은 속세의 인연도 끝이 있다. 갈 곳이 없다는 불안함과 허망함에 봉착한다. ‘땅끝’ 여기엔 희망의 시발점이다. 도착점이 아닌 출발점인 것이다. 새로운 시작, 광활한 평야와 멋스러운 산과 바다, 누가 이곳을 종착역으로 단정지울 수 있겠는가? 어둡고 캄캄한 터널의 끝엔 밝은 빛이 있듯이, ‘땅끝’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이곳엔 희망의 빛이 있다.


세상과 부딪쳐 입은 상처로 남루해진 몸을 추스르고자 부처님께 엎드려 기도를 드리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이들도 적지 않다. 속세의 중생들이 겪는 좌절과 절망의 엉킨 실타래를 풀고자 하는 이들과, 불도의 수행자들이 열반에 들기 위한 승려들의 기도 도량인 도솔암.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에 위치한 달마산에 가면 금강산의 1만1출 봉에 버금가는 암산이 병풍처럼 둘려 풍광을 이루고 있다. 달마산은 소백산맥의 한 줄기로 높이는 489m정도이다. 도솔암은 그 중 도솔봉에 위치해 있다. 도솔봉 정상에서 등산로를 따라서 800m가면 암산 가운데에 ‘도솔암’이 요새처럼 사방이 암벽으로 에워싸져 있다.






▲ 도솔암에 오른 등산객


도솔봉에 오른 한 등산객은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이곳이야 말로 명산 중의 명산이라고 찬사”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들은 전국의 100대 명산을 찾아다니는 전문 산악인에 버금가는 산쟁이들이다.


사방이 암산으로 절경을 이루고 밑으로는 깎아내리듯 한 절벽! 순간 ‘헉!’하는 아찔함을 느낀다. 도솔암으로 가는 내내 풀잎향기와 뻐꾸기, 부엉이의 새소리가 귓전에 울리고, 길옆 나무숲엔 천공의 바람에 잎사귀들이 소란스럽게 사각사각 대답하고 낮게 드리워진 구름은 주위를 맴돌아 잡힐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도솔암에 도착해 만난 어머니와 딸, 두 모녀는 “해남(땅끝마을)을 여행하던 중이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도솔봉에 올랐고, 멀리 암자가 암산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신기해서 여기저기 물어 이곳을 찾아왔다고 한다. 인연이란 그런 것 아니겠는가. 기암괴석 사이를 비집고 비틀린 산로를 따라서 어떻게 암자를 지어 놓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암자가 품고 있는 여기저기 산 아래 전경은 가히 기하학적 무늬로 수놓은 것 같다.






▲ 도솔봉 전경


젖은 듯 들려오는 쉰 목소리 같은 안개도 그 허망이 눈앞의 모든 욕심을 부질없다 소리치는 것 같다. 발끝으로 전해 오는 속세의 모든 연줄은 그저 산 아래 허리 굽어진 부질없는 욕망일 따름이다.


‘도솔암’은 통일신라 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의 기도 도량이다. (동국여지승람 記) 안내판에 적힌 연혁을 보니 문득 의상 대사와 원효 대사의 일화는 무엇인가. 의상 대사와 원효 대사 고총의 해골 속에 담긴 물 한 바가지로 그들은 각기 다른 깨달음을 얻었듯이 도솔암에 오르면 오른편 해무와 함께 일렁이는 자연의 이치와 왼편 흙빛에서 전해오는 자연의 이치가 각기 다른 느낌으로 숙연하게 만든다.


삶의 번뇌를 버리고 삶의 방향을 제시한 듯한 <도솔암>의 글귀가 발길을 붙든다.


“지은 인연을 알면 괴로울 일이 없다.”


“나에게 하루를 주면 너에게 천년을 돌려주리라.”


“모든 괴로움은 어디서 오는가?”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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