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전염병 의학서적 ‘간이벽온방’ 보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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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염병 의학서적 ‘간이벽온방’ 보물 지정 예고
  • 정은진
  • 승인 2020.09.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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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간이벽온방(언해)’,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 보물 지정 예고
간이벽온방 언해 내지 (사진=문화재청)
간이벽온방 언해 내지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15세기 한의학 서적 간이벽온방(언해)’17세기 공신들의 모임 상회연 그린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2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간이벽온방(언해)’1525(중종 20) 의관 김순몽, 유영정, 박세거 등이 평안도 지역을 중심으로 역병(장티푸스)이 급격히 번지자 왕명을 받아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처방문을 모아 한문과 아울러 한글로 번역한 의학서적이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본이며 1578(선조 11) 이전 을해년에 주조된 금속활자인 을해자(乙亥字)로 간행했다.

 

책은 병의 증상에 이어 치료법을 설명했고, 일상생활에서 전염병 유행 시 유의해야 할 규칙 등이 제시되어 있다. 앞표지 뒷면에 쓰인 내용을 통해 1578(선조 11)성균관박사 김집이 하사받은 책이며, 늦어도 1578(선조 11) 이전에 간행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간이벽온방(언해)’는 현재까지 알려진 동종문화재 중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판본임을 알 수 있으며, 그 전래가 매우 희귀해 서지학 가치 또한 매우 높게 평가된다.

 

간이벽온방(언해)’는 조상들이 현대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극복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보여주는 서적일 뿐 아니라 조선 시대 금속활자 발전사 연구에도 활용도가 높은 자료인 만큼 보물로 지정해 보존‧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 (사진=문화재청)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 (사진=문화재청)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소장품으로, 선조 연간(15671608) 녹훈(공신들의 업적을 훈적에 기록하는 일) 구공신(舊功臣)과 신공신(新功臣)들이 1604(선조 37) 11월 충훈부에서 상회연을 개최한 장면을 그린 기록화이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총 4폭으로 왼쪽 제1폭은 상회연의 장면을 그린 것이고, 23폭은 참가자들의 명단을 작성한 것이며, 4폭은 위쪽의 제목을 제외하고 내용은 비어 있다. 각 폭은 비단 2쪽을 위에서 아래로 길게 이어 붙였으며, 2폭부터 제4폭까지 위쪽에 붉은 선을 그어 구획하고 그 안에 전서체로 제목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를 적었다.

 

넓은 차양 아래 3단의 돌계단 위에서 공신들이 임금이 내린 술을 받는 장면이 중앙에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나무 옆에서 음식 화로에 데우는 모습 등 준비 장면이 그려져 있다.

 

그림에 그려진 공신들의 숫자와 실제 참석자는 58명으로 일치하며, 위에서 내려 본 특징만 포착해 선묘로 간략하게 그린 점은 17세기 기록화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원경의 눈 덮인 설산과 앙상한 뭇가지 표현은 상회연 개최 시기가 음력 11월 상순이라는 계절감을 전달해 주며, 필치가 매우 세밀하고 단정하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공신 관련 그림으로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알려진 작품이다. 제작 시기가 명확한 작품이 드문 17세기 회화 양식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기준작이 된다는 점에서 역사ㆍ미술사적으로 의의를 지닌 작품이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이 2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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