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청자박물관의 청자 고액 구입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5일 한나라당 문방위원인 성윤환 의원은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전문가 집단의 명백한 허위 감정으로 박물관의 도자기가 거래된 사실을 지적했다. 성의원은 감정가가 8,000~9,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도자기를 2007년 청자박물관에서 10억에 구입한 내역을 공개하고, 당시 감정위원이었던 전 문화재위원장인 정양모, 경기도자박물관 최건, 장기운 등에 대한 감정가 부풀리기 의혹을 제시한 바있다.
▲ 논란이 된 청자상감모란국화문과형주자
이에 강진군에서는 10월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논란이 된 청자 2점에대한 공개 재 감정을 실시하였다. 이날 재 감정위원으로는 윤용이 교수(명지대학교 미술과학과), 나선화 이사( 생명과 평화 ), 공창훈 대표(인사동 공화랑), 김익환 교수(중앙대 문화재 과학과) 등 4명의 감정위원이 참여했다.
이날 재감정에서 2007년에 10억에 구입한 ‘과형주자’에 대해서는, 공창훈 대표는 “최근 이 유물과 유사하나 작품성이 낮은 유물이 한국고미술협회에서 8-9억 원에 감정된 바 있다”며 사진이 게시된 감정서를 제시하고 "당시 매입가격 10억원은 부당한 가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김익환 교수는 "명품중의 명품“이라며 ”10억 원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감정 평가했다. 또 나선화 이사는 “국제 경매에서 확정된 금액이 1억 2천만 원으로 물가인상분을 감안하여 3~4억 원 정도”로, 윤용이 교수는 "2억원 미만"으로 각각 감정 평가했다. 결국 이날 모인 네 명의 감정위원들 사이에서도 해당 청자에 대한 합의된 감정가 도달에 실패해, 청자의 감정가에 대한 논란의 불씨가 그대로 남게 되었다.
▲ 청자 유물 재감정 현장 / 사진제공 - 강진군청
한편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한 성윤환 의원은 강진군의 재감정에 대해 청자구입 시 감정위원이었던 정양모씨와 친분이 있는 인사를 내세워 말맞추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였다. 성의원에 따르면 당일 재감정에 감정위원으로 참석했던 공창훈 대표는 “인사동 공화랑대표”라고 소개했으나 실제로는 그의 동생이 대표로 있는 공화랑에 출근하면서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동생인 공화랑 대표와 함께 2007년 청자참외형주자의 원 소장자인 이모씨 및 감정위원 정양모씨와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앙대학교 문화재과학과 교수라고 소개하였던 김익환씨는 그 학교에서 강의 한번 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감정위원 정양모씨의 경기대학교 석사과정 제자로, 고미술업계에서는 이렇다 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무명인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청자재감정에서 두 사람이 똑 같이 입을 맞춘 듯 각각 1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성의원은 "겉으로는 진실을 가리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오랫동안 잘못된 관행의 당사자들과 공모하여 잘못을 숨기기에 급급한 강진군수는 지금이라도 강진군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군민들을 위하여 그 두 사람을 누구로부터 추천받아 재감정위원으로 선정하였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 청자 재감정 커넥션 의혹 / 자료제공 - 성윤환의원실
재감정을 통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감정가의 이견을 보였고, 재감정 위원 선정 과정에 대한 의혹까지 겹쳐 점점 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현실에서, 강진군의 해당 청자 재감정에도 불구하고 청자가격 부풀리기에 대한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향후 박물관의 유물 구입에 대한 이러한 의혹의 방지를 위해서는 구입 과정에 대한 보다 투명한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