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존과학의 역사, 보존과학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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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존과학의 역사, 보존과학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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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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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은 현대과학을 응용하여 문화재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전통기법에 의한 수리 복원방안과 보존방안을 연구 개발하는 곳이다. 1969년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실 내 보존과학반으로 시작되어 1975년 문화재연구소의 신설에 따라 보존과학연구실로 확대됐다.



연구소의 복원기술연구실과 보존과학센터도 각각 2005년과 2009년에 보존과학연구실에서 갈라져 나온 부서다. 이 세 부서를 병원으로 비유하자면 보존과학연구실은 혈액검사나 기초적인 병의 원인 분석을,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외과적인 수술을 하는 곳이며, 복원기술연구실은 보존과학연구실에서 연구한 내용을 보존과학센터에서 시행하기 전에 임상테스트하는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 보존과학연구실의 자연 과학적 연구 결과는 미술사, 고고학 등 관련 학문 연구의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보존과학연구실 이규식 실장을 만나 보존과학연구실의 연구 활동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이규식 보존과학연구실장




[Interview : 이규식 보존과학연구실장]



Q : 보존과학이라는 단어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데 쉽게 설명한다면?



최근 과학기술이 많이 발달됐는데 과학기술을 가지고 문화재가 훼손됐거나 복원해야할 때 과학적으로 어떻게 복원해야하느냐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노화가 되듯이 유물도 자연의 법칙에 따라 저분자단위로 변하게 되는데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것이 보존과학입니다.



Q :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저희가 R&D 사업을 네 개 하고 있습니다. 석조문화재 손상제어 기술 연구, 동산문화재 복원기술 개발 연구, 한민족 특이문화 정보 분석, 전통과학기술 실용화 연구.

석조문화재 같은 경우에는 야외에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야외에 있어서 자연적 풍화로 훼손되거나 환경오염 때문에 석조문화재가 손상되고 녹습니다. 그래서 손상을 감소시키는 작업을 연구합니다. 또 접착제나 표면 코팅제가 석조문화재의 재질에 맞는지 하나씩 구분해서 최적의 약품이 어떤 것인지 골라내고 어떤 성분이 있어야 되는지 알아냅니다. 처리기술 쪽도 약품을 어떤 비율로 섞는지 이런 기술적인 것을 표준화 시키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동산문화재 복원기술 연구는 실록 같은 경우 손상된 원인이 뭐고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는지 시료를 만들어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민족특이문화 분석연구는 시대별로 나오는 인골을 가지고 분석을 하고 통계를 내는데, 과거에 어떤 민족이 어디서 분화가 됐고 어떻게 국가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다 볼 수가 있습니다. DNA분석을 하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떤 혈연관계를 갖고 있는지 까지 확인이 됩니다. 그러면 이게 가족묘인지, 공동묘인지 확인할 수 있고요, 전체 한반도 단위로 보면 어떤 관계가 지역별로 되어있는지 볼 수 있고, 전 세계와 아시아권으로 보면 민족의 기원까지도 볼 수가 있는 겁니다. 고고학적으로 풀지 못하는 정보를 저희가 과학적으로 해독해서 밝혀낼 수 있습니다.







▲ 기기분석실



Q : 전통과학기술 실용화는 어떤 연구인가?



조상들이 사용했던 기술을 과학적으로 해석해서 실용화 할 수 있는 것을 실용화 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천연 방충ㆍ방균제를 만들었습니다. 어디서 착안을 했느냐면 부처님 복장유물 조사를 하다 보니 400년 정도 됐는데 유물이 깨끗하게 나오는 겁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봤더니 한약재가 들어가 있는 겁니다. 저희가 그것을 과학적으로 분석을 해서 살충하고 살균작용을 할 수 있는 약초를 골라 성분을 뽑아내서 만든 겁니다. 이것을 놔두면 문화재 유물에 전혀 재질적으로 손상이 안가고. 사람한테도 무해합니다. 이것이 전통과학 실용화사업입니다.







▲ 보존과학연구실에서 개발한 방충ㆍ방균제



Q : 현재 우리나라 보존과학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는지?



아시아 쪽에서는 선두적인 상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유럽이 옛날부터 워낙 발달이 되어있었고 문화재에 대한 개념이 확립된 분야다보니 그쪽보다는 많이 뒤쳐집니다. 그쪽은 오랜 역사동안 연구했기 때문에 인원이 많습니다. 우리 보존과학은 이제 겨우 30년이고 제대로 보존과학센터, 복원기술연구실이 생긴 것도 최근입니다.







▲ 생물과학실



Q : 아직 보존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이 희박한 편인데 앞으로 어떤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투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보존과학연구실 연구 인력이 14명 정도 됩니다. 복원기술연구실이 6명이고 센터가 21명인데 행정 제외하고는 16명 정도 되고요. 그런데 그 인원이 전국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아직 보존과학의 중요성을 전체 국가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가 적은 것 같습니다. 문화재는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입니다. 정책적으로 투자가 되어야 시설도 되고, 인원도 되고, 그 다음에 그 사람의 역량이 커져서 자동으로 국가 브랜드가치가 올라갈 거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보존과학의 역사는 이제 불과 30년이다.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의 역사가 곧 우리나라 보존과학 역사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과학분야는 연구기관도 많지 않을뿐더러 국가적인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비록 늦은 걸음을 뗐지만 유럽이나 일본처럼 활발하고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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