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사, 분황사 모전석탑, 태릉선수촌 사태로 본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관리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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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사, 분황사 모전석탑, 태릉선수촌 사태로 본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관리실태
  • 주미란
  • 승인 2023.06.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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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이 위태롭다. 문화재청의 책임 떠넘기기와 근시안적인 행정력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 장경사 기와(사진=CPN문화재TV)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 장경사 기와(사진=CPN문화재TV)

 

 

최근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내 전통사찰 장경사를 관람하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등에 처마 기와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주지스님이 이 사태를 수습한 바 있다.

 

 

관리 및 보수가 안된 장경사 기와 모습(사진=CPN문화재TV)
관리 및 보수가 안된 장경사 기와 모습(사진=CPN문화재TV)

 

 

그런데 세계문화유산을 관리해야할 문화재청은 광주시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장경사는 남한산성 내에 1638년에 건립되었던 9개의 의승군 사찰 중 유일하게 현존하고 있는 사찰로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내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에 준하는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문화재청 산하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광주시의 장경사 사찰관리 요청을 묵살해 버렸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사진=CPN문화재TV)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사진=CPN문화재TV)

 

 

경주시 구황동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경주역사지구 내에 자리한 분황사는 634(선덕여왕 3)에 창건된 사찰로 국보 제30호 모전석탑을 보존하고 있다. 모전석탑은 현재 남아있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걸작품인 동시에 한국에서 최초의 벽돌 건축 양식을 사용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올린 형태로, 넓은 1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을 쌓아 올렸다. 기단은 자연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기단 네 모퉁이에는 화강암으로 조각된 사자상이 한 마리씩 배치되어 있다.

 

분황사 모전석탑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훼손되었다가 1915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복원되었는데, 기단부 위를 해체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돌과 돌 사이를 접합할 때 시멘트 모르타르가 사용되었다.

 

 

균열이 생긴 분황사 모전석탑(사진=CPN문화재TV)
균열이 생긴 분황사 모전석탑(사진=CPN문화재TV)

 

 

시멘트를 사용하는 바람에 백화현상과 균열이 생겨 미관을 해치는데다가 붕괴 위험도 있어 위태로운 실정이다. 신라시대의 조각 및 건축 양식 뿐만 아니라, 당대 불교문화를 살필 수 있는 중대한 문화유산 분황사  모전석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경주역사지구 내에 있는 국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태릉선수촌(사진=태릉선수촌)
태릉선수촌(사진=태릉선수촌)

 

 

조선을 통치한 왕과 비가 영면하고 있는 조선왕릉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유네스코 측은 문화재청에 조선왕릉 중 하나인 서울 태릉과 강릉의 원형 복구를 위해 태릉선수촌을 철거하라고 하였고 문화재청은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1966년 건립 이후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 사용되며 김연아, 박태환 등 수많은 우리나라 간판 선수들을 배출한 태릉선수촌을 없애란 말에 대한체육회는 2017년 당시 태릉선수촌을 등록문화재로 등록해 달라는 신청서를 근대문화재분과에 제출하며 격렬하게 반대했다. 서울시는 이에 태릉선수촌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하며 대한체육회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2018년에는 챔피언하우스, 운동장, 승리관, 월계관 등 시설물 4동을 문화재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2009년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선수촌 철거 계획이 제출 및 반영되어 문화재 등록에 대한 세계유산센터의 의견 회신을 기다리는 중으로, 문화재 등록 절차도 멈춰있는 상황이다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하며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킨 근대화의 상징이자 문화유산인 태릉선수촌을 철거하겠다고 한 근시안적인 문화재청의 행정력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재청은 책임 떠넘기기, 안일한 관리, 대책없는 행정으로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을 위태롭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지를 고심하고 합심하여 세계인이 찾는 우리의 세계문화유산을 안전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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