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최기영 대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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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최기영 대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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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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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의 시간을 나무와 동고동락한 최기영 대목장(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그는 2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를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이끌어 왔다. 그리고 이제 첫 발걸음을 뗀 ‘중요무형문화재 총연합회’ 회장으로서 새로운 일상을 앞두고 있다.

최기영 대목장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와 명예를 얻었지만, 기능인협회를 이끌면서 그 자신의 사욕보다는 수많은 기능인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항상 기능인들이 ‘보따리장수’처럼 이곳저곳으로 작품을 들고 다니면서 전시를 해야 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고, 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또한 ‘우리말 전통건축용어사전’을 만들기 위해 수년째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건축 현장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는 일본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우리 전통건축의 뿌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이미 예산서를 만들어서 문화재청에 상신해 놓은 상태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은 없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퇴임을 앞두고 있는 최기영 대목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회장으로 추대된 ‘중요무형문화재 총연합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최기영 대목장


최기영 대목장(大木匠) 인터뷰

Q. 문화재 기능인 협회를 6년 동안 이끌어 오시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아쉬운 점 많죠. 그 중에서도 내가 항상 생각해왔던 게, 우리 기능인들이 전수교육관이 없단 말이에요. 생각해보면 기막힌 일이에요. 문화재 장인들이 지금도 보따리 장사 합니다. 작품 전시회를 하려고 하면, 그 동안은 문화재청에서 배려를 해서 덕수궁에서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것도 힘들다고 합니다. 지금도 전시할 공간이 없어서 작품을 들고 다니면서 전시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말 건축용어사전’에 대해 지금 문화재청에 상신해 놨어요. 왜정 때 왜곡됐던 건축·구조·도구용어들을 이 시대에 우리가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겠어서 예산서를 만들어, 이것을 용어사전을 만들어서 편찬해 주시오 하고 문화재청에 올렸습니다. 요청을 해 놨으니까 정부에서 무슨 답이 있겠죠.

Q. 기능인들의 발전을 위해서 바라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우리 기능인들이 하는 일이 상당히 소중한 일이거든요. 왜그러냐 하면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이나 전통 기능인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단 말이에요. 특히 가까운 일본 같은 데서는 더할 나위 없이 선호하는 작품이란 말이에요. 고려청자, 도자기, 칠기, 이런 것들이 엄청나게 많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것을 전수교육관이나 전시관을 번듯하게 지어서, 대통령이나 세계의 유명한 내빈들이 오실 때 구경도 하고, 예를 들어 관광객도 와서 구경도 하고, 전시도 하고, 시연도 하고. 우리나라 역사를 알리는 계기도 되고, 소외된 장인들에게 많이 보탬도 되고, 발전도 되고, 이보다 좋은 국가적인 일은 없다고 봅니다.

Q. 회장님께서 6년간 기능인 협회를 이끌어 오시면서 이룩해 놓은 성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다 장인, 기능인들을 위해서 한 일이니까 성과라고 할 것도 없고. 성과라고 내세울 것도 못 됩니다. 너무 미약하고, 조그만 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장인을 선별할 때, 문화재 심의를 할 적에, 우리 원로 장인들이 그 분야에 한 분씩 꼭 참여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옛날에는 교수진들하고 행정직들만 심사를 했습니다. 장인은 장인이 알아야 해요. 능숙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은, 그 기능적인 것은 장인이 판단해야 하고. 또 문화재 기능인 시험을 볼 적에, 기능인 협회에서 약 6~70%의 심사위원이 배출됩니다. 그래서 기능인 교육할 때나, 기능 시험을 볼 적에 기능인들이 선별이 되어서 나갑니다. 또 문화재 심사할 때, 국가지정문화재나 일반지방문화재나, 이런 데도 꼭 우리 기능인들이, 다소 한두 명씩이라도 꼭 참여를 해서 심사를 합니다. 저도 심사를 했었으니까.

Q. 후임협회장인 이재순 협회장에게 당부 혹은 격려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재순 신임회장이 똑똑하고 훌륭합니다. 우리나라 세계기능경기대회에 심사위원장이고, 기능경기대회에서 상도 탄분이고, 대통령 훈장·대통령상도 받은 분이고. 그래서 아주 잘 하리라고 믿습니다. 다만 내가 선배로서 한마디 하자면, 꼭 부탁하고 싶은 게 장인의 욕심, 일의 욕심보다도 내게 돌아오는 공사의 욕심, 이런 것은 좀 버렸으면. 부족한 장인들끼리 손잡고 이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최기영 대목장의 작품전시관


Q. 이번에 중요무형문화재 총연합회 회장이 되셨는데요.

몇 달 전에 2,30명 되는 문화재인들이 와서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해보자고 해서 시작은 했습니다. 해서 지금 예·기능해서 210명 정도 됩니다. 그 중에 약 90%가 가입을 했습니다. 지금은 사단법인으로 등재를 하려고 서류준비중이고. 그런 것들이 전부 다 잘 되면 창립총회를 하려고 합니다. 장인들이, 원로이고 국가문화재고 하지 않습니까? 이분들이 합심해서 후배들을 이끌어 나가야해요. 이분들이 제자를 양성하고, 바른 기능이나 예능을 전수시켜 줘야 되기 때문에, 이 연합회는 꼭 해야 되고 꼭 될 겁니다.

Q. ‘한국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하고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기능보존협회는 일반 공예인, 명장, 지방문화재, 국가문화재가 참여하죠. 거기 전승공예대전을 하지 않습니까? 거기하고는 맥이 좀 다르죠. 거기는 일반인, 명장 등 공예인들이 전부 참여하는 것이지만 이쪽은 예·기능 문화재인만. 국가지정문화재만 참여하는 모임입니다.

Q. 회장으로 추대된 소감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하도 여러 분들이 오셔서 추대를 하셔서 승낙은 했어요. 소감이라고 해야, 좀 힘듭니다. 왜냐하면 초창기라 재정도 많이 필요하고, 능력도 상당히 소중한데, 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시면 어떻게 이끌어 나가질까. 그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Q. 앞으로의 구상은 어떻게 되시는 지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 문화재인들이 제 몫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일을 해야 하고. 정부하고 우리 문화재총연합회 쪽하고, 예·기능 합쳐서, 큰 장소를 빌려서 1년에 한 번이든, 2년에 한 번이든 세계적인 행사를 여는 겁니다. 그래서 외부 삥 둘러서 우리나라 문화재 6,70명의 작품을 상설전시를 하고 그 자리에서 시연을 하고 가운데에서는 예능, 창하는 분들이나 고성농요나 안동 탈춤이나 강릉 강강수월래나, 그런 시연을 하면서 외국 손님까지 초청을 하고, 우리나라 국민 여러분들도 전부 초청을 하고 해서, 한국 최대의 문화잔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후세에 남을 수 있는 문화재 교육관을 설립하는 겁니다. 거기서 이수자와 제자들의 교육·행사·시연·작품 전시도 하고 이렇게 하게끔.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기영 대목장은 50여년의 세월을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전통건축을 만드는 일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욕심보다는 장인들이 묵묵히 잇고 있는 전통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한국 최대의 문화잔치를 열고 싶다는 큰 포부를 보여줬다. 그의 바람처럼 장인들이 전 국민, 더 나아가 세계인과 함께 전통을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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