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등석, 이대로 괜찮은가
상태바
황등석, 이대로 괜찮은가
  • 관리자
  • 승인 2010.12.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라북도 익산지방은 백제시대 석조미술의 중심지로 지금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져 현재 석조문화유산의 보고로 일컬어진다. 백제 무왕 시절에 창건된 미륵사지의 석탑을 비롯하여 왕궁리오층석탑, 연동리석불좌상, 고도리석불입상 등을 통해 당시 석공들의 기능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익산지방은 백제석공인 아사달 설화로 유명하다. 익산지방은 석공예 기술을 가르치는데 있어 독특한 도제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스승으로 모시고자 하는 사람을 선택하여 그 스승으로부터 승낙을 받아야 교육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스승과 제자는 한 집에서 기숙하며 호흡을 맞추고 기술을 전수받았다. 이는 오랜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져왔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오랜 동안 익산출신들이 석공을 대부분 전담했다. 이는 익산이 옛날부터 석조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말하는 것과 동시에 백제 석공인 아사달 역시 비록 설화 속 인물이지만 이 지역 출신 장인 1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익산지방은 전국에서 가장 질이 좋은 화강암으로 유명하다. 황등을 중심으로 금마, 함열, 여산 등지가 화강암 지역으로 매장량이 풍부하다. 그중 황등석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황등석은 원석의 성분차이가 거의 없어 균등한 색을 지니며 압축강도, 마모경도가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화강암에 비해 우수하다. 철분함유량 역시 타 지역 화강암보다 적어 산화되는 기간이 길어 석재가공품을 보존하는데 적당하고, 미학적으로 적합하여 공예품이나 건자재로 유용하게 쓰인다.



이러한 황등석은 단순한 건축자재로서의 가치를 넘어선다. 우리민족 석조문화재의 기본소재로서의 새로운 가치 정립을 위해서 황등석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황등석을 다루는 전통기법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는 익산시청 및 전라북도청 등 정부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석공들 역시 무조건 전통방식으로 작업하는 방식을 고수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전통기법으로 황등석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지금 예로부터 이어져오는 석조미술의 중심지로서의 자리를 확고하게 지킬 수 있도록 전통방식에 대해 학술적, 기능적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황등지방의 전통방법을 면밀히 조사하여 어떤 특징과 기능을 가지고 전수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전통방식을 문서화하고 영상화하여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황등지방 석조장 기술의 전승계보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황등지방에서 석조장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옥수 장인과 권오달 장인을 비롯한 장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통방식이 과연 예전부터 황등석을 다뤄오던 전통방식인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황등지방 석공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연구를 바탕으로 정립된 전통방식을 토대로 기능인 및 후진양성에 힘쓸 수 있도록 전라북도와 익산시의 석조장인들에 대한 지원 역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