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일생(一生)을 담아내다
상태바
기록되지 않은 일생(一生)을 담아내다
  • 관리자
  • 승인 2011.04.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는 ‘일생의례’ 조사보고서인《한국인의 일생의례》(충북)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한국인의 전통적 기층문화를 이해하고자 추진하는 「분야별 민속종합조사 사업」 중 ‘일생의례’ 분야에 대한 충북지역 현지조사 결과와 분석이다.






▲ 사진 1. 혼례 기념사진(충북 단양군 별방리, 1968년)





▲ 사진 2. 환갑 기념사진(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1960년대)



‘일생의례(一生儀禮)’는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생의 단계마다 치르는 각종 의례를 말한다. 어떤 문화권에서든 삶의 단계 또는 고비마다 각종 의례를 행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출생·혼례·상례·제례·수연례로 대표되는 ‘일생의례’ 전통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우리 연구소의 일생의례 조사는 각 시·군에서 3개 지역(동·리)을 선정해 이루어졌다. 따라서 우리나라 일생의례 양상을 미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별 일생의례의 같고 다름을 따질 수 있는 세밀한 ‘문화권’ 설정까지도 가능하다.



충북지역의 일생의례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외래문화의 도입을 비롯한 시대 변화에 따라 내용과 의미가 획일화되고 간소화되는 추세이다. 태아의 성별을 예측하는 다양한 민간지식은 과학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다.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과 같은 의례 전문 시설이 등장하고, 의례절차도 점차 표준화되고 있다. 그러나 생명의 잉태와 순조로운 출산을 바라는 마음은 각종 금기와 출산의례에 투영되고 있으며, 신식 결혼식을 치르지만 전통적인 폐백은 중요한 절차로 남아있다. 이처럼 일생의례는 절차가 압축되고 생략되면서도 지속과 변화를 거듭하며 전승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지역적 차이도 주목된다. 충북 지역에서는 아기의 첫 외출 시 어떠한 객귀도 붙지 못하도록 아기의 이마에 가마솥 검댕이를 발라주거나, 옷깃에 붉은 고추를 실로 꿰어 ‘뱅이〔액막이〕’를 한다. 혼담이 결정되어 신랑집에서 사주(四柱)를 보내면, 신붓집에서는 사주를 받는 상에 ‘미나리를 담은 물그릇’을 올려놓는다. 꺾어도 또 다시 자라는 미나리처럼 자손을 많이 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2007년부터 4년 간 진행된 ‘일생의례’ 조사․연구 사업은 2011년 6월 경기지역 보고서를 발간함으로써 완료된다. 보고서는 비매품이며, 전국 국·공립도서관과 문화원, 국립문화재연구소 웹사이트(www.nrich.go.kr)에서도 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