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오전 10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대한불교조계종은 해외로 유출되었던 <봉은사 시왕도(奉恩寺 十王圖)>가 원래의 자리인 봉은사로 귀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환수된 <봉은사 시왕도>는 4폭에 나누어 그려진 시왕도 중 1점으로 화기가 절취되어 있으나, 화풍 상 18세기 후반 서울․경기지역에서 활동했던 화승 인종(印宗), 영인(永印), 도준(道俊) 등의 불화임을 알 수 있으며 불화의 크기, 구도, 형식, 양식 등으로 보아 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 <봉은사 시왕도> 2점 및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시왕도> 1점과 일습으로 추정된다.
보통의 시왕도의 경우 위에는 시왕이 판관과 사자, 옥졸 등을 거느리고 재판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아래쪽에는 시왕이 주재하는 지옥에서 망자가 벌을 받는 장면이 각각 1폭 씩 분리되어 그려져 있다.
<봉은사 시왕도>는 칸을 분리하지 않고 위에는 2존 혹은 3존의 대왕이 심판하는 모습을 나란히 그리고 아래쪽에는 각각의 지옥장면을 그리는 독특한 구도를 취하고 있고 이러한 구도는 우리나라에서는 <봉은사 시왕도>와 <화엄사 시왕도>(1862)에만 보이는 매우 독창적인 구도이다.
<봉은사 시왕도>는 한 폭에 2존의 대왕(제2‧제4대왕)이 표현되어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소장 <시왕도>는 환수 성보와 동일한 형식으로 한 폭에 2존의 대왕(제1‧제3대왕)을 배치하였다.
조계종 관계자는 “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 <봉은사 시왕도>는 한 폭에 각각 3존의 대왕(제5‧제7‧제9대왕 / 제6‧제8‧제10대왕)이 표현되어 있으며, 화기가 남아있어 이번 환수 성보의 원봉안처를 찾는 기준이 되었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박물관 소장 <봉은사 시왕도>의 화기에는 건륭 42년(1777)에 인종(印宗), 수밀(守密), 영인(永印), 도준(道俊), 상훈(尙訓) 등 경기도 지역 화승들이 주축이 되어 <삼장보살도>, 2점의 <사자도>와 함께 봉은사에서 조성하였음이 기록되어 있다.
이번 미국 경매에서 환수된 제2‧제4대왕을 그린 시왕도는 1777년에 봉은사에서 조성된 4폭의 <시왕도>와 10존의 대왕이 반세기만에 국내에 온전히 갖추게 되었다는데서 큰 의의가 있다.
취재팀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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