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강화 4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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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강화 4대문
  • 관리자
  • 승인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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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산성은 고려시대 대몽항쟁의 산 역사이다. 사적 132호로 지정된 강화산성을 둘러싼 4대문(동문, 서문, 남문, 북문)은 외적 침입에 항거해 과거 수차례 허물어지고 복원되는 과정을 거쳤다.

과거 동문은 허물어져 터만 남아 가옥들이 들어찼었으나 동문이 있던 터를 강화시에서 매입, 총 사업비 24억 원을 투자해 지난달 복원을 마쳤다. 과거의 현장 스케치를 근거로 복원한 동문의 위용이 돋보였다. 그러나 동문을 제외한 3대 문은 빛 좋은 개살구 마냥 관리되고 있다.

북문은 목조로 돼있어야 할 건축물의 기본골격을 시멘트로 처리했다. 강화군 문화재관리과 직원은 “군사정권시절 좀 더 튼튼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시멘트를 썼다”며 “현재 그것을 둘러싼 항의가 많지만 현재 이렇다할 구체적 대안은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통일된 양식을 보여야 할 기와무늬는 무궁화, 용문양 등 모두 맞지 않아 이 사적이 어느 시대 것인지 알아볼 수 있는 자료가 되지 못했다. 단지 몇 번의 보수를 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자료(?)로만 활용 가능했다. 이에 대해 강화군은 “기와 문양을 찍어내는 형틀을 맞춰야 하지만 예산관계상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와를 썼다”며 난색을 표했다.

서문 역시 무늬만 나무인 시멘트가 서문의 문루를 받치고 있다. 또한 기와가 있어야 할 자리가 휑하다. 기와 안에 넣어 기와와 기와 사이를 밀착해주는 백회가 없다. 백회의 자취를 찾아보니 문루 외벽을 더럽힌 흙무더기가 바로 비바람에 씻겨 내려간 백회의 흔적이다.

또한, 화재방지책으로 있어야 할 소화기는 굳게 닫친 망루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누군가 소리 없이 치른 인분이 문루 안을 더욱 누추하게 보이게 했다.

남문의 문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굳게 막아놓은 대못질은 목재에 균열을 가져와 곳곳이 파손되고 있다. 떨어져 나간 목조물을 대신해 무늬만이라도 살려보려는 의도인지 대충 나무색깔을 그려 놨다.

이밖에 각 문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획일적인 안내문과 주소지가 잘못돼 있는 점 또한 큰 문제에 가려 부각되지 못한 문제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강화군청 문화재관리과 직원은 “현재 강화 4대문은 체계적인 계획하에 보수·관리중”이라고 말했다.

강화향토연구소 이상태 소장은 “세세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무심한 관청에 아쉬움을 담았다.

군사정권 시절 몰지각한 문화재 복원 과정과 현재의 관리가 아쉽기 만한 강화 4대 문은 과거 강화산성의 위용을 보여 주기 보단 처량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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