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화재 인식 수준 더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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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문화재 인식 수준 더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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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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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통영해저터널과 관련, ‘통영태합굴 해저도로’라는 명칭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대되자 어제인 11일 오후, 문화재청은 철저한 조사를 거치지 못한 데 대한 공식사과와 함께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 소위원회를 긴급
소집하여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문제의 발단은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통영태합굴 해저도로’의 명칭에서 ‘태합’이 임진왜란의 주범인 일본 무장, 도요토미히데요시를
찬양하는 극존칭임이 밝혀지면서이다. 1932년 완공된 이 터널은 동양 최초의 바다 터널이라는 이유에 앞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에
의해 많은 왜구들이 수장 당하자 이에 격분한 일본인들이 이 자리를 아예 파버린 것으로 전해져 외형보다는 역사적 의의가 깊은 장소다.




일제잔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명칭을 사전 조사를 통한 수정도 없이 우리 근대문화유산의 명칭으로 등록시킨 문화재청에 대해 질책이 쇄도하자,
문화재청은 경남지역 근대문화유산 실태조사를 담당한 경남대학교 박물관의 조사보고서에서 ‘통영태합굴 해저도로’라는 명칭이 사용되었고, 이에
“문화재 등록 명칭 부여 시에 생성 당시의 고유명칭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경우 원래 명칭으로 한다”라는 의견이 있어 현재의 명칭을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민국 문화재 최고 전문기관인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까지 구성하여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결정했다는 근대문화유산의
명칭에 전범국의 무장을 찬양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해당기관의 행정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의심케한다.




이번 소위원회에서 심의 결정된 명칭인 ‘통영해저터널’은 오는 9월 1일 차기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 전체회의에 상정하여 최종확정 등록하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명동의 (구)증권거래소와 같이 성급하게 문화재로 지정하고 이후 보호대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문화재청의
행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일이 문화재청의 문화재 인식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자성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후 문화재 보존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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