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 개최
ㅇ 일시 및 장소: 2019. 8. 9.(금) 15시 ~ 17시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1층 강당
ㅇ 강연회 자료: 순원왕후가 딸 덕온공주의 제전에 보낸 음식 목록 「망전단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낙중)은 오는 8월 9일(금) 오후 3시부터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2019년 제3회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 <을사 이월 보름날 아침, 사랑하는 딸에게>를 개최한다. 이번 강연회에서는 1845년 2월 순원왕후가 자신의 딸 덕온공주의 전례(奠禮)에 보낸 음식 목록인 「망전단자(望奠單子)」를 중심으로 왕실의 상례 문화와 여기에 얽힌 궁중 한글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망전(望奠)’은 제사와 비슷한 전례(奠禮)를, ‘단자(單子)’는 물품 목록을 뜻한다.)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이 본 자료를 소개하고, 음식 목록에 기록된 떡과 과자를 손수 시연한다. 시연된 음식은 시식도 할 수 있어 옛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음식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는 조선 23대 왕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김씨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공주는 8세가 되던 해에 ‘덕스럽고 온화하다’는 뜻의 ‘덕온(德溫)’이라는 이름을 받아 정식으로 공주에 봉해졌다. 오빠 효명세자와 언니 명온공주, 복온공주가 어린 나이에 요절하고, 아버지 순조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순원왕후는 가족 중에 한 명 남은 막내딸 덕온공주를 각별히 아꼈다. 공주가 윤의선과 혼인할 때 「혼수 발기」에 여러 가지 혼수 품목을 적어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1844년 5월 임신 중인 덕온공주가 궁중 행사에서 먹은 음식에 체하게 된다. 체증으로 생사를 오가는 도중에 아이를 낳은 후, 23세의 나이에 숨을 거두게 된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출산한 아이마저도 곧 세상을 떠난다.
유일한 혈육인 딸이 허망하게 떠난 뒤 순원왕후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순원왕후는 오히려 홀로 남은 사위에게 편지로 위로의 말을 전했고, 1845년(을사년) 2월 보름날 아침에는 덕온공주의 망전에 갖가지 음식을 보내면서 아름다운 필체로 음식 목록도 적어 넣게 했다. ‘밤다식(栗茶食)’, ‘오미자다식(五味子茶食)’, ‘흑임자다식(黑荏子茶食)’, ‘오미자병(五味子餠)’, ‘앵도병(櫻桃餠)’, ‘약식(藥食)’ 등 음식 단자에 적힌 가지각색의 화려한 상차림을 통해 딸이 생전 좋아했을 떡과 과자를 제사에 손수 챙겨 보낸 어머니 순원왕후의 안타까운 마음과 지극한 모성애를 엿볼 수 있다.
<순원왕후가 딸 덕온공주 제전에 보낸 음식 목록 「망전단자」 (1845)>▲(사진=국립한글박물관)
순원왕후와 덕온공주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한글 자료인 「망전단자」는 국립한글박물관 3층에서 전시 중인 기획특별전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에서 실물로 만나볼 수 있다. 강연을 마친 후에는 연계 프로그램으로 담당 학예연구사가 들려주는 관련 유물 전시 해설이 준비되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매년 소장 한글자료를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한글문화를 알리는 ‘소장자료 연계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9월에 개최될 다음 강연에서는 소설가 김탁환이 조선시대 대하소설 「명주기봉」과 고시조집 「청구영언」을 소개하고, 고전소설이 현대소설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강연회는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한글박물관의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