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궁같은 초의선사 생가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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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궁같은 초의선사 생가 ‘빛 좋은 개살구’
  • 관리자
  • 승인 2005.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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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국내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가 출가 이전까지 살았던 전남 무안의 생가터. 평생 풀옷만 입고 살고자했던 초의스님 생전의 검소한 정신과는 다르게 복원된 생가의 화려한 모습은 아방궁을 연상케 한다.


산 하나를 잘라낸 만평이 넘는 대지에 설립된 화려한 생가터에는 연못을 품은 정자를 비롯한 솟을대문 등 일제시대 고관대작의 집과 같은 모습이다. 게다가 이곳은 고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 고증 없이
세워진 솟을대문



▶ 제자리를 찾지
못한 일지암




조선시대 벼슬을 지낸 관직의 집에만 짓는 솟을대문이 이곳에 버젓이 세워져있다. 생가 복원 과정에서 고증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아 잘못 지어진 것이다. 그러나 생가 추진위원회측은 이 사실도 모른 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생가터의 관리를 담당하는 용운 스님의 학술자료를 이용해 삼문을 지었다”며 “나도 그 부분에 대한 식견이 없어 잘못 된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자연훼손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신축중인 다례 교육관 공사 과정에서 산이 깎이고 나무가 뿌리 채 뽑혀있지만 이에 대한 현질변경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산에서 무단 채석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석들도 정원을 장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무안군청 관계자는 “인근 나주에서 매입한 돌이 맞지만 정확한 출처까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생가 복원된 것이 언제인데 이제 와서 문제 삼느냐”고 말했다.



다(茶)기념관도 세워져 있지만 안내인이나 관광객은 전혀 없다. 안내표지판도 없는 정체불명의 것들도 전시돼 있다. 한편 무안군청의 초의선사 기념관 사업계획에 따라 영빈관까지 설립 될 예정이어서 생가터는 더욱 호화롭게 확장되고 있다.



생가 복원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실제 생가터는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있지만 출가한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일지암을 엉뚱하게도 이곳에 복원해 두었다. 이와 관련해 생가터의 총 관리를 맡아 건물을 계속 신축중인 용운 스님을 찾아갔지만 끝내 인터뷰를 거절했다. 또한 일지암을 본인이 직접 복원했는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했다.



방대한 토지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초호화로 지어놓은 허울뿐인 이 생가터는 규모만 거대할 뿐 그 속은 허술하고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 무안군청이 언제까지 초의선사 생가터의 덩치 불리기에만 급급해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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