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보유자 임순이(任順伊, 향년 81세)씨가 지난 3월 2일 부산 동의의료원에서 별세하셨다. 영결식은 이틀 뒤인 4일에 열렸으며, 장지는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이다.



임순이씨는 1925년 4월 26일에 태어났으며, 1968년에서 1979년까지 밀양국악협회 하보경, 김타업씨에게 허튼춤과 병신춤 사사했다. 2002년 2월 5일,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밀양 백중놀이는, 바쁜 농사일을 끝내고 고된 일을 해오던 머슴들이 음력 7월 15일경 용날을 선택하여 지주들로부터 하루 휴가를 얻어 흥겹게 노는 놀이. 이러한 놀이는 호미씻기라 해서 벼농사를 주로 했던 중부 이남지방의 농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데, 밀양에서는 머슴날이라고 하며 지주들이 준비해 주는 술과 음식을 일컫는 꼼배기참을 먹으며 논다해서 꼼배기참놀이라고도 부른다.



밀양 백중놀이는 농신제, 작두말타기, 춤판, 뒷놀이 등으로 짜여져 진행된다. 농악을 치며 오방진굿으로 농신제가 시작되면 마당에는 삼대로 만든 농신대를 세우고 새끼를 꼬아서 만든 용을 매단다. 농신대를 중심으로 둥글게 서서 세번 절을 하고 엎드려 복을 비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축문을 읽는다.

작두말타기는 머슴들 가운데 농사에서 우수한 사람을 뽑아 지게목발로 만든 작두말에 태워 놀이판을 돌면서 농악으로 흥을 돋우어 시위하는 놀이이다. 춤판은 양반춤으로 시작되는데 장단에 맞추어 양반답게 느릿하게 추고 있으면, 머슴들이 양반을 몰아내고 난쟁이, 중풍장이, 배불뚝이, 꼬부랑할미, 떨떨이, 문둥이, 곱추, 히줄대기, 봉사, 절름발이 등의 익살스러운 병신춤을 춘다.



이어서 범부춤과 오북춤을 추는데 범부춤은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면서 장고잽이 앞에서 재주를 보인다. 오북춤은 밀양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춤으로 다섯 사람의 북잽이들이 북을 치며 둥그렇게 원무를 추거나 원 안과 밖으로 이동하면서 춤을 추는데, 힘이 있고 멋들어진 춤이라 할 수 있다. 뒷놀이는 모든 놀이꾼들이 화목의 뜻으로 다같이 어울려 추는 춤으로 장단가락도 자주 바뀌면서 제각기 개성적이거나 즉흥적인 춤으로 꾸며진다.

밀양 백중놀이의 특징은 상민과 천민들의 한이 전체놀이에서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다. 병신춤과 오북춤은 밀양에서만 전승되어 오고 있으며 배김내사위는 이 놀이의 주된 춤사위로 춤동작이 활달하고, 오른손과 오른발이, 왼손과 왼발이 같이 움직이는 것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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