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문화재 보호망
상태바
‘뻥 뚫린’ 문화재 보호망
  • 관리자
  • 승인 2005.04.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보물과
유형문화재를 포함한 80억원대의 문화재를 도난당한 사상최대 규모의 절도 사건이 발생해 문화재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절도범들로부터
수거한 문화재는 보물 제350호인 도동서원의 기단석을 비롯한 고문서, 족보, 문집 그리고 1900년대 초반의 증권과 보험료 영수증 등
무려 2500여점에 달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1일 주범인 박씨와 정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한 알선책 손모씨 등 2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현재 달아난 공범을 쫓고 있다.

 




절도범들은 대구 경북 일대를 돌며 사원과 향교 등 관리가 취약한 비지정문화재를 주로 노렸다. 검거된 이들은 훔친 물건을 정모씨 등
고미술전문가에게 넘겼고 정씨 등은 다시 고미술 판매상에게 파는 수법을 사용했다. 장물알선책인 정씨는 한국고미술협회 전
경북지부장이었으며 다른 알선책 엄모씨 등은 오랫동안 고미술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을 주도한 박모씨는 공범 3명과 함께 밤 시간을 이용해 크레인이 장착된 2.5t트럭을 몰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훔친
고문서 등은 알선책인 고미술상의 창고에 보관 됐으며 사천와상과 같은 부피가 큰 것은 대구근교 논바닥에 묻어 숨겨왔었다.



이번 사건을 맞은 광역수사대 폭력반 김윤석 형사는 “수요와 공급이 공존하기 때문에 고미술 전문가 등 이 분야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
문화재 관련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 문화재 관련 범죄 수사반이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한 달 사이 전국에서 문화재 절도 사건이 잇따랐으나 이들이 잡힌 뒤 영남과 충청, 강원 지역에서 빈번했던 문화재 절도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모두 이들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전국적인 점조직을 구성하고 있어 골동품상과의
뒷거래 등의 수사를 확대 할 방침이다.

 



 







도동서원의 고문서










▶ 절도범으로부터 회수 된 탱화


한편 문화재청 사범단속계 도난문화재과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문화재 도난사건이 빈번하다”며 “도난당한 문화재 중 아직 찾지 못한 것들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목포
달성사의 지장보살 5점과 해미향교의 고문서가 사라지는 등 문화재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허술한 문화재 관리로 인해 귀중한 문화유산이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철저한 관리체계와 문화재 전담 수사반 구성 등 행정당국의 조속한
시정이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